[삼촌설] 세종과 신석조 상소
[삼촌설] 세종과 신석조 상소
  • 설정수 언론인
  • 승인 2019년 08월 22일 16시 0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3일 금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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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라 임금 정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한마디 말로서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 “말만 가지고 그와 같은 효과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하는 말에 ‘임금노릇 하기가 어렵고 신하노릇 하기가 쉽지 않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일 임금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이 한마디 말이 나라를 흥하게 하리라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공이 다시 물었다. “한마디 말로서 나라를 망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말만 가지고 그렇게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하는 말에 ‘나는 임금노릇이 딱히 즐겁지 않지만 내가 말을 하면 어기지 않는 것이 즐겁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임금의 말이 바르고 착하다면 아무도 거역하는 이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임금의 말이 바르고 착하지 못한데도 이를 거역하는 이가 없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바로 이것이 한마디 말로서 나라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공자는 ‘예스맨’만 있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었다.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이 신하들의 반대에도 굽히지 않고 궁전안에 불당을 세우는 것을 강행하자 집현전 직제학 신석조가 공자의 경고를 인용 반대상소를 올렸다. “일찍이 공자는 정공에게 임금노릇을 한다고 해서 딱히 즐거운 것은 없지만 오직 아무도 내말을 거역하지 않는 것은 마음에 든다 라는 말을 하면서 만약 임금의 말이 옳지 못한데도 이를 거역하는 이가 없다면 이 한마디 말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지 않겠습니까 라고 했습니다. 예로부터 나라가 잘 다스려지느냐 못다스려지느냐 흥하느냐 망하느냐 는 임금의 신하의 간언을 따르느냐 거부하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지금 신하들이 간절하게 간언하고 있지만 전하께서는 거부의사를 굳히고 계십니다. 스스로 옳다고 여기심이 이보다 더 심할 수가 없습니다”

통치자가 “내 말에 토를 달지말라”고 했다해서 통치자가 잘못된 말을 하는데도 거스르는 신하가 없다면 그 나라가 바르게 나아갈 수 없다. “남북 경협으로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대통령말에 토다는 참모가 없었다. 참 불행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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