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웅동학원 사회에 헌납한다지만…100억 채무 정리가 관건
조국, 웅동학원 사회에 헌납한다지만…100억 채무 정리가 관건
  • 연합
  • 승인 2019년 08월 23일 22시 1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3일 금요일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각서 "채무 떠안고 학교 인수, 쉽지 않아"…조국 측 "관련절차 원만히 처리"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앞에서 취재진이 촬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집안이 소유한 학교법인 웅동학원 소유의 사립중학교다. 연합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에 대한 권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학교법인을 넘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웅동학원은 자산이 134억원가량 있으나 부채도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인수 주체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웅동학원 채권 대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조 후보자 동생은 채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담보로 잡혀 있는 학교 자산 등이 상당해 채무 정리가 ‘웅동학원 사회환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조국 “국가나 공익재단이 웅동학원 인수토록”

조 후보자는 23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의 아버지인 고(故) 조변현 씨가 1985년 인수해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해왔다. 웅동학원의 전신은 1908년 설립된 계광학교로,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계광학교 교사들은 지역 내 4·3 독립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조 후보자 측은 34년 전 웅동학원 재정이 어려워지자 독립운동 역사가 깃든 학교를 지켜달라는 지역사회의 부탁으로 인수를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 선친이 사비를 털어 넣었다고 밝히고 있다.

조 후보자 아버지가 맡았던 웅동학원 이사장은 2010년부터 조 후보자 어머니인 박정숙 씨가 맡고 있으며, 조 후보자는 1999∼2009년 웅동학원 이사로 있었다.

올해 7월 기준 웅동학원 임원은 이사장 1명, 이사 7명, 감사 2명 등 총 10명이다. 이 중 조 후보가 가족은 모친(이사장)과 배우자(이사) 등 2명이다.

◇ 웅동학원 수익용 기본재산 73억원

웅동학원의 법인 재산은 134억원가량이다.

경남교육청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남 창원시 진해구 두동 학교용지, 교사(校舍) 등 교육용 기본재산이 60억9천만원이다. 직접적으로 교육에 쓰이는 재산인 ‘교육용 기본재산’은 팔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유휴재산의 경우만 처분할 수 있는데, 처분하더라도 그 대금을 학교재단법인의 채무변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 처분할 수 있는 수익용 기본재산(답·임야·도로 등)은 73억800만원이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 가족이 사회에 환원하는 웅동학원 재산을 73억원 규모로 볼 수도 있으나 채무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웅동학원은 1995년 낡은 웅동중학교 건물을 새로운 부지에 옮겨 짓기로 한다.

당시 조 후보자 아버지가 대표로 있던 고려종합건설이 학교 신축공사를 수주했고, 조 후보자 동생이 운영하던 고려시티개발이 하도급을 받아 공사했다. 그러나 이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져 웅동학원은 고려종합건설과 고려시티개발에 공사 대금을 주지 못했다. 두 회사는 모두 부도가 났다.

조 후보자 동생은 “고려종합건설·시티개발에는 공사대금을 주지 못했지만 나머지 하도급 업체에 대해선 아버지가 수십억 사재까지 동원해 모두 지급해 공사가 완공됐으며, 1998년쯤 학교가 정상적으로 이사해 운영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 후보자 동생은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해 받지 못한 공사대금에 대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웅동학원은 이 소송에서 변론을포기해 패소했다.

동생 조씨와 전처가 확보한 채권은 2007년 기준 52억원(공사대금 16억원+지연이자)이다. 현재는 지연이자가 늘어나 1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씨는 “웅동학원에 대한 채권 모두를 가족이 기술신용보증에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변제하는데 모두 내놓겠으며, 변제하고 남는 채권도 모두 포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가 부도나는 과정에서 조 후보자 가족이 기술신용보증에 진 빚은 40여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조씨가 채권을 포기하더라도 가압류된 웅동학원 부동산 등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는다. 조씨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돈을 빌리면서 웅동학원 공사대금 채권 중 일부를 양도 형식으로 담보로 제공해 웅동학원 부동산 일부가 가압류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가족들이 유한 사모펀드 자산을 공익법인에 기부하고 가족 모두 사학재단 웅동학원에서도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 복잡한 채무관계, 사회환원 걸림돌 될 수도

이런 복잡한 채무·담보 관계는 향후 학교법인 운영을 공익재단에 넘기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행법상 학교법인 운영을 넘기려면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다른 학교법인이 합병하거나, 기존 법인을 청산하고 다른 법인이 인수하거나,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학교를 유지·경영하는 주체는 반드시 학교법인이어야 하는데, 다른 법인이 인수·합병하는 경우 자산과 함께 채무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일선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법인을 넘기려면 누군가 빚을 정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나 절차가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웅동학원 이전을 위한) 법적 검토를 마쳤고, 채무 관련 절차가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무리 없이 처리한다는 게 조 후보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