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조사, 채용 계획 상장사 66.8%로 업종별 편차 심해

올 하반기 대졸 채용시장 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 일자리 기상전망에도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무역마찰과 일본 수출규제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기계·금속·조선·중공업 업계는 전년대비 채용계획을 크게 줄인 반면 정보통신과 자동차 등 정부가 지정한 혁신성장 분야는 채용계획을 확대해 대조를 보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2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발표한 2212개 상장사 중 조사에 응한 699개사를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업종별 채용계획’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상장사는 66.8%로 나타났다.

또 ‘채용 미정’이 22.0%, ‘채용하지 않는다’가 11.2%로 뒤를 따랐다.

상장사 중 70%가량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웠지만 업종별 채용 계획은 변화가 심했다.

먼저 하반기 채용계획이 높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이었다.

‘자동차·부품’은 지난해 69.2%의 채용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7.3%p오른 76.5%에 달했다.
특히 잇따른 파업으로 인한 내홍과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 등으로 고용감소가 우려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에 이어 최근 8대 선도사업에‘미래차’가 포함되면서 자율주행·수소/전기차·전동화 등의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인력 확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상반기 460명의 연구개발 정규직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세 자리 수의 신입 및 경력사원 모집 계획을 예고했다.

이어 ‘여행·숙박(75.6%)’‘식음료(75.0%)’‘금융·보험(71.4%)’업종도 70%대를 넘는 채용 계획을 밝혔다.

식음료 및 서비스 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채용 부담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61.5% 대비 13.5%p 오른 채용계획을 전망했고, 여행·숙박업도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일각에서는 채용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평균 이상의 채용계획을 잡았다.

앞선 우려에 대해 항공사들은 새로운 노선에 신규 취항하거나 기존 동남아 노선의 증편 계획 등으로 신규 채용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선을 그었다.

금융·보험의 경우 지난해 97.1%라는 역대급 채용계획, 시중 은행 기준 총 2700여 명 규모의 채용에 나섰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시중 은행 채용규모는 2000명 선으로 채용계획과 규모 둘 다 크게 줄었지만 인터넷 은행 출범에 따른 신규인력 모집이 필연적이다.

또 이달 말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일자리 창출 효과’ 발표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채용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 역시 선방했다.

정부의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에 이어 이달 21일 정부의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 발표에 5G가 포함됨에 따라 성과 창출 가속화에 발을 맞출 계획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T는 오는 9월 지난해 하반기보다 40% 늘어난 420명의 대졸신입 모집을 시작하고, SK와 LG 신입 채용 규모 역시 두 자릿수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반도체·컴퓨터·하드웨어(67.1%)’‘전기·가스(66.7%)’‘건설·토목(65.0%)’‘정유·화학·섬유(64.5%)’‘유통·물류(62.3%)’‘의류·신발·기타 제조(60.9%)’‘기계·금속·조선·중공업(56.9%)’‘문화·미디어(55.0%)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률을 보여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전자·반도체·컴퓨터·하드웨어 부문의 경우 빨간불과 녹색불이 동시에 켜졌다.

지난달 고용노동부는 반도체 업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대비 4500명 증가하며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고용 감소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밝혔지만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 조치한 4일 이후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계·금속·조선·중공업 부문은 17년 하반기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내놨다.

특히 조선·중공업의 경우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수주도 즐어드는 상황이어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은 물론 기존 인원도 줄이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인력 수급의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2년만에 기술연수생 모집에 들어갔으며,, ‘선박 제조에 필요한 부품 등 기자재를 만드는 중기업체 위주의 고용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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