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때 비해 조족지혈도 안 되는 사건”(이외수 소설가), “나는 조국을 지지한다. 적폐 청산 검찰 개혁 절절했고 그걸 하겠다는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란 뜻의 인터넷 조어)를 지지했으니까”(공지영 소설가), “조국 물어뜯으려는 승냥이들이 더 안쓰러워”(안도현 시인), “적폐들에게 조국 넘기겠다는 자들은 무조건 적”(김민웅 경희대 교수), “조 후보자 딸 논문은 현장실습 보고서 성격의 ‘에세이’ 뭐가 문제냐”(이재정 경기교육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부정’, ‘집안 사학 비리’ 의혹 논란 중에 친여(親與) 인사들이 쏟아낸 발언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2016년 최순실 딸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태 때는 평등과 공정, 정의의 ‘보편 가치’를 부르짖으며 “촛불을 들자”고 했던 인사들이다.

YTN의 변상욱 앵커는 광화문광장 자유한국당 집회에서 발언한 청년을 향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수구 꼴통) 마이크를 잡진 않았을 것”이라 했다. 이를 두고 2030 세대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던 조 후보자의 실상이 드러나자, 같은 ‘386 출신 진보 꼰대들’이 집단적 위선으로 그를 감싸고 있다”, “386세대 특유의 이중성, 진영 논리, 위선에 분노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강경좌파가 온건파를 비판할 때 흔히 ‘패션 좌파’, ‘살롱 좌파’라 한다. 자본주의의 부정적 측면을 이용해 돈 벌고 소비하며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진보적 정치태도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보수 쪽에서는 입과 행동이 다르다는 뜻으로 이들을 ‘입진보’, 심하게는 ‘아가리 진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진보는 정의와 노동, 민주와 인권, 소수자를 편드는 것을 전유물처럼 여긴다. 하지만 기득권이 된 ‘386 진보’ 인사들이 넓은 아파트에 살면서 많은 연봉을 받고, 아들 딸들에게 학벌 세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조국이 대표적 인물이다. 서구에서도 ‘세미나 마르크스주의자’, ‘리무진 좌파’라는 말이 있다. 이들은 실속은 그렇지 않으면서 사슴뿔처럼 ‘진보’를 달고 산다. 서울 정치권 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이런 ‘패션 좌파’들이 설치며 민주화에 앞장섰던 진정한 386세대를 욕보이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