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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북포럼] 거짓말
[새경북포럼] 거짓말
  •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 승인 2019년 08월 28일 15시 3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9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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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거짓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말하는 것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밀 때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 의도에 따라 상대방, 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거짓말의 나쁨 정도가 달라진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아이가 자라면서 거짓말을 시작했다는 것은 뇌가 성장해 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야단칠 일은 아니지만 거짓말이 버릇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지도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어른이 하는 거짓말과 아이가 하는 거짓말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한다.

3~4세 아이의 거짓말은 인지능력의 발달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려면 앞으로의 사태를 예견하고 과거의 사건을 논리적으로 회상할 수 있는 인지 수준이 되어야 한다. 또한 믿을 수 있는 수준의 거짓말을 해야 하므로 상대 입장이 되어 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있지도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상력이 발달하기 시작한 3~4세 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만화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하고, 엄마에게 하는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인지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일인지 구분하지 못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의 거짓말을 나쁘게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흔히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하거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읽게 한다. 양치기 소년의 경우는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을 골탕먹이다가 결국 자신이 낭패를 보는 결과를 가져오고,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반성하는 과정을 거쳐서 나무 인형이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 이야기다. 두 이야기가 모두 거짓말을 하지 말도록 가르치는 동화다.

그러면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는 거짓말로 덕을 쌓은 조상을 시조로 모시고 있다. 이천 서씨 시조 서신일(아간공)은 화살을 맞고 들어온 사슴을 사냥꾼으로부터 숨겨주고 그 음덕으로 팔십이 넘어 아들을 보아 후손을 이었다고 한다.

사냥꾼에게 사슴을 보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사슴의 생명을 구하게 되어 적선지가(積善之家)의 덕을 본 후손이다.

또 우리 달력에 만우절(萬愚節)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팍팍한 생활 속에서 악의 없는 거짓말로 잠시 웃자는 것이 아닌가. 장난이 심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거짓말이 생활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본다.

신사는 우산과 거짓말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말도 있다. 갑자기 비가 내렸을 때나 입장 난처한 일에 부닥쳤을 때 순기능으로 대처하라는 말일 것이다.

어느 이야기. 왕이 죄인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옥에 가두게 했다. 두 신하가 죄인을 감옥으로 데려가는 도중 죄인이 왕을 저주하여 온갖 욕설을 퍼부었는데, 나중 두 신하에게 죄인이 뭐라고 고함 치더냐고 물으니 한 사람은 죄인이 자신의 죄를 크게 뉘우치고 왕의 만수무강을 빌더라고 대답하고, 다른 신하는 왕을 향해 저주를 퍼부었다고 아뢰었다. 왕은 좋게 말해 준 앞의 신하를 칭찬하고 죄수의 사형을 면해 주었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을 살린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에는 남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선의의 하얀 거짓말과 남을 해치거나 사기성이 있는 악의의 빨간 거짓말이 있다. 또, 그럴싸한 거짓말과 말도 안 되는 생거짓말이 있다.

청문회 대상이 되는 인물들의 말은 참말일까 거짓말일까. 거짓이라면 자라는 아이의 성장 거짓말일까, 하얀 거짓말일까, 빨간 거짓말일까, 생거짓말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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