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상님과 대화하는 효도벌초
[기고] 조상님과 대화하는 효도벌초
  •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 승인 2019년 08월 29일 15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30일 금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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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내가 사는 ‘대프리카’ 달구벌 대구도 모기입이 돌아가는 처서가 지나니 자연 순환현상의 흐름에 따라 푹푹찌는 한더위가 한풀 겪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다가온다. 또한 이맘때면 오곡백과가 풍성한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한가위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연휴는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국가안보가 불안하고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로 나라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국민이 우려와 걱정스러운 어려운 시기에 한가위를 맞는다. 하루빨리 정국안정과 나라경제 회복에 국민의 역량을 집중하여 칠전팔기 오뚝이 국민성을 발휘하여 일어서자.

대구에서 상주와 안동으로 가는 중앙고속도로 다부터널은 일대가 대규모 공원묘지로 벌초 차량이 몰려 지정체가 극심하다. 지금 시기가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두고 집집이 벌초에 신경을 쓴다. 공동묘지나 납골당에 모신 경우는 소정의 할당 경비만 내면 공동벌초로 큰 부담을 덜지만, 개인 산소는 물론, 특히 고요한 깊은 산중에 모신 산소 벌초는 정말 엄두가 안 난다.

그렇다고 묘지 대행 벌초 업소에 돈 주고 맡기려니 벌초도 하늘나라 가신 뒤 덤으로 하는 효도인데 후손의 도리가 아니고 또 믿을 수 없다. 울며 겨자 먹는다고 집안에 그래도 산에 오를 힘이 있고 예초기를 다룰 줄 알며 낫질도 하는 후손들의 몫이다.

작정하고 벌초해 보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어 심신이 힘이 든다. 벌떼 조심하고, 뱀이나 해충도 살펴야 하며 특히 풀밭에 들어가 최근 자주 발생하는 진드기 감염병과 들쥐의 배설물에 의해 옮기는 쯔쯔가무시병은 목숨까지 잃기에 무섭다. 안 쏘이고, 안 물리고, 안 걸리도록 만반에 준비와 대비로 덤으로 효도하고 덤으로 걱정 끼치는 불효 안 되게 하자.

고향 상주를 떠나 대구 살며 나이가 드니 고향산천에 가기도 큰마음 먹어야 움직인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둘러대며 이맘때면 벌초비용만 계좌 송금하고 집안 동생한테 부탁하는 신세가 된 지도 여러 해 된다. 가서 뵙고 거들어야 하는 마음만 뻔하고 막상 나서려니 엄두가 안 나서 스톱하고 했다.

하늘나라 가신 조상님 볼 면목 없고 동생에게 짐이 되지마는 마음만은 같이 벌초한다며 천주교 신자로 성모당에 가서 기도 하는 것으로 보속한다. 앞뒤가 맞지 않지만, 혼잣말로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니 자기 기분에 심신은 다소 위로가 된다.

일가친척이 모이는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하는 모든 형제자매님 아무런 사고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기를 먼 데서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같이 걱정하고 동참한다.

망자(亡子)에게 덤으로 하는 효도 벌초 수고하길 기원하면서 올해에도 모두 정겨운 한가위 명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맞으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추석 명절을 보내고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가서 고된 삶에 매진하면서 내년 추석 명절에 또 만나는 순환 영원토록 바라는 욕심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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