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와 대담서 언급…"청문회서 팩트 점검 후 거취 결정해도 충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를 찾아 발언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이날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조정래 작가와의 대담에도 참여했다. 연합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3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확인 과정에서 온갖 억측과 짐작, 추측, 희망사항을 결합해 ‘절대 부적격’, ‘위선자’, ‘이중인격자’, ‘피의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에서 조정래 작가와의 대담 중 “조 후보자와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치 않으니 서로 부딪히는 팩트에 대한 주장을 인사청문회에서 부딪히게 해봐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언론이 ‘조국의 위선’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려면 먼저 팩트를 제시하고 어떤 추론을 거쳐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해야 한다”며 “그런 과정 하나 없이 ‘천박하다’, ‘위선자다’라고 단죄해놓고 ‘조국 편드는 놈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고 진영논리’라는 건 횡포이자 반지성주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대학생들도 생각해봐야 한다. 촛불을 들었다고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며 “내 판단이 어떤 사실에 의거하고 있는가 합리적 추론을 해 결론을 내리고 확신이 있다면 ‘좌고우면’ 말고 촛불이든 뭐든 다 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라면 그런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조국은 문제 많고 탈 많은 ‘조국’을 위해 반드시 법무부 장관을 시켜야 한다”며 “그만한 인물과 정직, 맷집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런 인물 하나를 만들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많은 노력을 하고 투자했는데 못된 놈들이 뭉쳐 살해한 게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과 조 작가는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유 이사장은 “대법원에서 (항소심이) 파기환송돼 삼성 이재용씨가 기분이 몹시 우울할텐데, 그래도 부품·소재 탈(脫) 일본은 밀고 나가야 한다”며 “그 분의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말 이야기 등은 논외로 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소재·부품 탈일본화를 꼭 성공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할 때까지 불매운동을 계속해야 하고 여행을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며 “아베가 수출 금지한 품목을 중국과 대만, 독일이 다 가지고 있다. 거기서 수입해 일본에 내부 분란이 일어나 아베를 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의 책 ‘반일종족주의’에 대해 “조 후보자가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말했다고 고소했더라. 지식을 다루는 자는 법정으로 그 문제를 가져가지 않는다”며 “이영훈, 자칭 지식인 아니냐. 지식인과 학자는 논리와 사실로 다퉈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제대로 된 정치인도 자기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며 “툭하면 고소고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조 작가는 “그 책이 10만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것에 호응하는 건 바보”라며 “얼마나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엉터리 소리를 했는지 보고 비판하려 산 것이 99%다. 그는 10만권의 얼마 안 되는 인세를 무덤으로 가져가라”고 맞장구 쳤다.

남북·북미관계와 관련해서 유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일전선부 동무들과 외무부 일꾼, 선전 일꾼들 언어교육을 시켰으면 한다. 그렇게 함부로 아무 말이나 해대면 안된다”며 “정상적인 국가, 보통 국가가 되려면 그 국가를 대표해 말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매우 공식적이고 품격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작가는 6·25 전쟁 등 과거사에 대한 북한의 사과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분단 70년의 갈등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70년을 기다려야 통일이 온다고 느긋하게 생각하자. 조급하면 탈이 온다”며 “두 개의 적대적 정치세력이 충돌해 만들어진 문제점과 갈등은 거쳐온 세월만큼의 세월을 또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핵문제가 있던 이후 25년에 걸친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의 핵 문제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고 노력한 사람이 없다”며 “클린턴은 바람만 피웠고, 부시는 멍청한 짓만 했고, 오바마는 전략적 모호성만 발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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