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골드 시대, 물을 정복하라’표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조성한 물 산업 집적단지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개소식이 오는 4일 열리는 가운데 물 부족 해결과 산업화를 소개하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루골드 시대, 물을 정복하라’는 세계적인 ‘물 선진국’ 이스라엘이 물 부족이라는 세계적 재앙을 어떻게 대비하고 극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OECD는 36개 회원국 중 한국을 2050년까지 물 부족 문제로 가장 크게 고통받을 나라로 지목한 바 있다. 지형 조건뿐 아니라 물의 운용 방식, 기후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이제 우리에게도 물 부족은 피할 수 없는 위기로 다가왔다.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데다 신생 독립국으로 한국과 닮은꼴이었던 이스라엘.

가난한 사막 국가에서 ‘혁신국가’의 전형으로 탈바꿈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번영의 핵심에 ‘물’이 있었다.

“한 국가의 물 관리 방식을 보면 그 나라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라는 시몬 탈(이스라엘 전 물위원회 위원장)의 말처럼, 물은 한 나라를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사막에 대수로를 건설하고 물이 흘러넘치는 곳으로 일궜으며, 지금도 세계 물 산업 선두주자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나라 이스라엘의 물 산업 발전 역사와 전망을 그린다. 지난 세기 현대 문명을 밑받침한 ‘블랙골드’ 석유에서 21세기 혁신기술이 집약되는 ‘블루골드’ 물로 산업 패러다임이 옮겨가는 이때, 물의 가치와 효용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도 소개된다.

이스라엘은 단순히 물 부족을 해결한 데 그치지 않고 물이 풍부한, 물 산업 주도 국가로 탈바꿈한 나라다. 그 바탕에는 건국 이래 오랫동안 물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정부와 국민들의 비전과 희생이 있었으며, 천연 수자원 부족, 급속하게 증가하는 인구와 경제, 그리고 이웃 국가들과 지속적인 긴장 관계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역동적으로 물 산업 혁신을 이뤄낸 수고가 따랐다.

이 책에서 미국 출신 물 전문가 세스 M. 시겔은 정밀한 조사와 수백 명에 이르는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이스라엘을 물 관련 최첨단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게 했는지를 밝힌다. 창의적인 발명가의 기술과 방법, 탁월한 정책, 그리고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외교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화합을 도모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소개한다.

적대 관계였던 이란이 물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의지하고, 얼어붙은 중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완화되는 데도 이스라엘의 물 관리 노하우가 한몫을 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상황으로 체계적인 물 관리와 물 산업 육성 등 여러 발전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도전을 극복하고 물 강대국으로 변모한 이스라엘을 그린 이 책에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기술로 물 문제를 해결한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40개 주가 물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 책이 ‘뉴욕타임즈’와 ‘LA타임즈’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바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