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상호신뢰 속 실무협상 돌파구 찾아야
북·미, 상호신뢰 속 실무협상 돌파구 찾아야
  • 연합
  • 승인 2019년 09월 01일 17시 2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2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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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미 정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극적인 회동을 했다. 그 자리에서 북미는 3차 정상회담을 위해 “2~3주 내로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대로라면 7월 중순에는 실무협상이 열려야 했지만, ‘판문점 회동’ 후 2개월이 지나도록 북·미 간에는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는커녕 냉랭한 기운만 감돌고 있다. 북한은 8월에만 무려 5차례나 단거리 미사일 등 여러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도 한껏 끌어올렸다. 한미훈련(8월 11~20일)과 북한 최고인민회의(8월 29일)가 끝나고 나면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가시적 움직임이 있으리라는 기대도 지금으로선 물 건너간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대미협상 실무 총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비판하면서 “미국은 인내심을 더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조미(북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자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부르며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는 거친 말을 쏟아냈다.

미국 역시 북한의 강도 높은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 미 재무부는 북한과 정제유 제품의 불법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홍콩 해운사 3곳에 대해 제재를 최근 단행했다. 미국은 기존 대북제재의 고삐를 풀 생각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상황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양측이 벌이는 기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지 반년이 흘렀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북한이 ‘대미협상의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는 앞으로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실무협상이 계속 미뤄지거나 개최되더라도 성과 없이 끝날 경우 북·미 대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내년에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북미 관계가 어디로 튈지 예상키 어려워지는 난국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실무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열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하고, 여기에서 남북미가 만족할만한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대화의 바탕은 상호신뢰다. 개인이나 국가나 상대방을 믿지 못하면 대화를 지속해나갈 수 없다. 북미는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의 중대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명심해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실무협상의 돌파구를 찾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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