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10개국 방문' 공약 이행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환송인사들과 함께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아세안 10개국 모두 방문’ 공약 이행과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협력을 위해 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늦은 오후 태국에 도착해 2일부터 공식일정에 들어간다.

이번 동남아 3개국 순방은 정부의 핵심 성장전략 중 하나인 신 남방정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행보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아세안 국가 10곳을 모두 방문하게 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기반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로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무역 형태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신남방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이번에 방문하는 동남아 3개국에 대해 “일본이 옛날부터 이 나라들에 공을 들여왔다”며 “문 대통령의 방문은 향후 우리나라와 협력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꼭 일본과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한국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첫 방문지인 태국의 경우 아세안 내 최대 제조업 기반 보유국이자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국가임에도 상대적으로 아직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양국 교역액은 140억 달러로 아세안 국가 중 6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오히려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그만큼 크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아울러 태국은 ‘태국 4.0 정책’을 추진하는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육성을 통한 4차 산업혁명 대비에 힘쓰고 있어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래산업 분야 일정을 대거 배치해 시너지효과를 모색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기로 했다. 2일에는 현지에서 4차 산업혁명 ‘쇼케이스’도 열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에서도 한국기업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메콩강의 최장 관통국인 라오스를 찾아서는 한국과 메콩강 유역 국가 간 협력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에서는 오는 11월 한국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올해 하반기가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대형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 정부로서는 회의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한층 힘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 최대 이슈로 연일 언론의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증인 출석문제로 여야 간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 역시 국내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정국에 미칠 파장이 워낙 큰 만큼 문 대통령은 바쁜 순방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조 후보자 청문회 성사 여부 및 검찰 수사 상황, 이에 따른 국민 여론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상황에 따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순방 중 현지에서 전자결재 형태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 수 있으리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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