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담는 '천년고도 경주' 역사로의 초대
굴불사지·백률사 등 답사…다양한 사례 해설 호응

‘2019경북문화포럼’ 2일차 행사인 현장답사 참가자들이 경주 금강산 정상 동편에 위치한 마애삼존불좌상에서 고복우 경주문화원 사무국장의 해설을 듣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2019경북문화포럼’ 2일 차 행사가 지난달 30일 신라의 성역으로 불리는 경주 금강산 일대에서 이뤄졌다.

고복우 경주문화원 사무국장의 안내로 진행된 이날 현장답사에는 경주지역 문화유산해설사, 관계 공무원, 시민 등 8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유적지 현장답사는 전날 ‘신라의 성역, 경주 금강산을 거닐다’를 주제로 열린‘2019경북문화포럼’에서 관련 전문가로부터 습득한 깊이 있는 이론 지식을 현장에서 직접 유물을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날 금강산 유적지 현장답사는 ‘2019경북문화포럼’에서 미리 준비한 답사자료집에 따라 굴불사지, 백률사, 마애삼존불, 흥륜사, 석탈해왕릉, 표암마애암각화, 선각마애불 답사 순으로 이뤄졌다.

해설을 맡은 고복우 사무국장은 다소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금강산 일대 유물에 대한 설명을 다양한 사례와 특유의 입담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면서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019경북문화포럼’ 현장답사 참가자들이 경주 금강산 굴불사지 사면석불을 둘러보고 있다.

답사는 금강산의 핵심유적인 백률사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보물 제121호 ‘굴불사지 사면석불’에서 시작됐다.

이는 통일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사면석불로 거대한 바위 네 면에 불·보살상을 조각했다.

서쪽 면에는 우람한 아미타삼존불, 남쪽 면에는 크기가 줄어든 삼존불입상, 동쪽 면에는 장대성이 돋보이는 약사여래좌상, 그리고 북쪽 면에는 볼륨 있는 여래입상과 11면 관음입상을 배치했다.

이어 불국사의 말사로 불교 전파를 위해 순교를 자청한 이차돈의 잘린 목이 떨어진 자리에 세운 절인 자추사(백률사)를 찾아, 이차돈의 영험담과 순교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백률사 대웅전 앞에 탑을 건립할 공간이 없어 대웅전 동쪽 금강산 암벽에 음각으로 만들었다는 희미한 삼층탑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고복운 경주문화원 사무국장이 경주 금강산 선각마애불입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률사 답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금강산 정상 동편에 위치한 마애삼존불좌상을 찾았다.

높이 3.4m, 너비 4.9m의 동북향 방향 자연바위 벽에 새긴 삼존불은 손상된 부분이 많고 선각도 얕아 구체적인 특징을 파악하기 어려워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 점심 식사를 마친 일행은 오후 첫 답사지로 흥륜사지 또는 영묘사지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신라 최초의 사찰 흥륜사를 찾았다.

흥륜사 답사에 어어 금강산 남쪽 자락에 위치하며, 신라 왕성 가운데 최초의 석씨 왕인 탈해왕의 무덤을 방문했다.

알에서 태어났다는 탈해는 자라서 키가 9척에 용모도 준수하고 지식이 남달리 뛰어났지만, 무덤은 둥근 봉토분으로 아무런 시설과 표식물이 없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무덤으로 남아 있다.

이어 탈해왕릉 인근에 위치하며 신라 화백회의가 열려 신라건국이 의결된 역사적 장소인 표암 뒤편 암벽에서 발견된 ‘표암 마애암각화’를 둘러봤다.

이 암각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당간 그림이 새겨져 있고, 사찰 주요행사 때 당간지주에 내걸었던 깃발인 불번이 국내 최초로 발견돼 통일신라시대의 불교조각사와 금석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019경북문화포럼’ 2일 차 행사인 현장답사는 지난 2014년 금강산 중리마을에서 발견된 선각마애불입상에서 마지막 답사가 이뤄졌다.

선각마애불입상은 긴 타원형 몸광배에 둥근 머리 광배를 구비하고, 연꽃대좌를 딛고 서 있는 입불상 형태다.

‘2019경북문화포럼’ 2일차 행사인 현장답사 참가자들이 동천동 표암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인근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치성을 드려왔다고 하며, 이를 말해주듯 마애불 반대편 끝쪽에 주술신앙의 흔적으로 보이는 ‘#’모양의 문양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이날 현장답사에 참가한 이기철(59·용강동)씨는 “하루 전 포럼을 통해 배운 지식을 곧바로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됐다”면서 “천년고도 경주문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알기 위해 경북문화포럼을 빠트리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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