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기본방향 제시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대구국학원은 지난달 31일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제4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개최했다. 대구국학원 제공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명산 팔공산에 천제단을 복원하는 기본방향이 제시됐다. 태백산 천제단과 마니산 참성단과 같은 사례를 통해 팔공산 천제단이 실존했을 것이라는 추론에 이어 복원을 위한 기본원칙도 수립됐다.

대구경북연구원 류연수 연구원은 지난 31일 열린 제4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에서 ‘팔공산 천제단 복원을 위한 제도적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팔공산 천제단 복원 기본방향을 태백산 천제단과 마니산 참성단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연구내용에 따르면, 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인 태백산 천제단은 해발 1560m 봉우리에 있는 중심 제단이다. 제단이 세워진 시기는 특정할 수 없으나 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이곳에서 천제를 지냈고, 개천절에 맞춰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

1964년 사적 제136호로 지정된 마니산 참성단은 천제단으로도 불린다. 태백산 천제단과 마찬가지로 조성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원종 5년(1264년)에 ‘왕이 이곳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원종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참성단에서는 해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전국 체육대회 성화도 이곳에서 시작돼 대회장으로 봉송되고 있다.

류 연구원은 이 같은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경주를 도읍으로 한 신라가 교통여건 상 마니산 참성단에 쉽게 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비교적 접근이 쉬운 곳인 팔공산에 천제단이 세웠을 것이라는 추론에 무게를 뒀다. 팔공산이 오악 가운데 중악 위치에 있고, 실제 비로봉 정상에 천제단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존재하는 만큼, 과거 천제단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어 류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팔공산 천제단 복원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제단이 산의 최정상에 조성하는 기본을 고려하면, 팔공산 추정 터에 천제단을 복원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팔공산 천제단 복원의 기본원칙은 4가지다. 앞서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내용을 포함한 결과다.

류 연구원은 기존원칙으로 △팔공산 추정 터에 복원 △합리적인 천제단 형태 제시 △생태적인 접근 △지속적이고 안전한 이용 등을 꼽았다.

그는 “팔공산 천제단 추정 터는 멸종위기종 등 주요 생물이 분포하는 지역으로 생태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만큼, 이를 보존할 수 있는 이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천과 경산, 군위, 칠곡 등 경북도 내 시·군이 맞닿아 있어 팔공산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에서 지역 간 상생협력이 이뤄진 해결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연구원은 “본 연구에서 제시된 기본원칙과 방향, 제도적 접근방안에 이어 면밀한 연구와 고증으로 팔공산 천제단 복원이 구체적으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 민족의 의식과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천제단의 복원은 향후 무한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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