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태국 총리 정상회담…"가속기 구축사업 함께하길 희망"
가속기연구소 "올 초부터 태국과 협상…수출시 설계협조 등 방안 강구"

태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방콕 시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태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마치고 태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 협력 강화, 문화 공동체 형성, 공정한 자유무역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연합
태국이 문재인 대통령과 2일 정상회담에서 4세대 가속기사업 참여를 희망해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태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수도 방콕의 총리실에 열린 한·태국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세계 3번째로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개발한 한국이 태국이 추진 중인 가속기 구축사업에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신산업 분야로 협력 지평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준비해 가기로 했다”며 “우리는 인프라·물관리·환경 분야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미래차·로봇·바이오 등 신산업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총리님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태국 4.0’정책과 우리의 ‘혁신성장 정책’을 연계해 혁신·포용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기로 했다”며 “스타트업과 디지털 경제 육성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고 의학과 나노 산업의 핵심기술인 방사광 가속기와 연구용 원자로, 과학위성 등 순수·응용과학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세계 3번째로 건설된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 기술의 해외 진출이 전망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태국에서는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 SPS(Siam Photon Source) 를 운영하면서 아세안(ASEAN)연맹의 과학기술 분야 리더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포항가속기연구소는 한국핵융합기속기기술진흥협회(KAFAT)와 올해 초부터 태국 신규 방사광가속기(SPS-II) 건설 추진단과 수차례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포항가속기연구소는 태국이 국내 기업을 통해 방사광가속기 장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으며, 기업을 통해 수출할 때 기술자문 및 설계협조가 가능하도록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운영하는 방사광가속기는 물리, 화학, 생명 등의 기초과학연구를 비롯해 소재, 화학공학, 기계 등의 응용과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성과들을 생산하면서 매년 많은 연구자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고 있다. 1995년 이용자 연구를 시작한 이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시설이 됐으며, PAL-XFEL(직선형 4세대방사광가속기)의 경우는 세계 최고 성능을 보이고 있어서 연구신청자의 절반이 외국인들이다.

과학분야 성과 외에도 30년 가까이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면서, 장비들의 유지보수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을 개발해 국내 관련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초고진공(대기압의 10-12 진공도) 분석 기술, 초고진공 설비용 용접기술, 초고진공을 위한 다양한 소재의 화학세척기술, 금속들의 이종 접합 기술, 3차원 정밀측정기술, 고정밀 자기장 측정 기술, 대출력 전원공급장치 제어 기술, 정밀기계부품의 구조해석 기술 그리고 정밀기계 부품 및 설비의 진동측정 기술 등의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돼 국내 기업들에게 전달됐다.

이처럼 최첨단 방사광가속기와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기술이 태국의 가속기 구축사업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