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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독일의 ‘도덕적 배상’
[삼촌설] 독일의 ‘도덕적 배상’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19년 09월 03일 17시 5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4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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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생존자와 희생자의 자손들, 그리고 비엘룬 시민들 앞에 서 있다. 비엘룬 공격의 희생자와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에게 고개 숙이며 용서를 구한다. 폴란드에서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독일인이다.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기억할 것이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 1일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에 참석, 폴란드 국민 앞에서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사과했다.

폴란드 중부의 소도시 비엘룬은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곳이다. 1939년 9월 1일 새벽 독일 공군이 비엘룬을 기습 공격했다. 비엘룬은 독일군의 공습으로 도심의 75%가 파괴되고 1200여 명이 희생됐다. 지난 1일 오전 4시 40분 비엘룬에는 독일 공습 때처럼 어두운 밤 하늘에 사이렌이 울리고, 우체국 외벽에는 독일 전투기의 폭격 모습이 영상으로 비춰졌다.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 국민 앞에 사과한 것에 대해 ‘도덕적 배상’이라고 했다.

독일의 정치 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2차 대전 때 독일의 과오에 대해 사죄의 뜻을 전한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이 폴란드 유대인 희생비 앞에 헌화하며 예고 없이 무릎을 꿇은 장면은 전 세계인들에게 감명을 줬다. 지난 2009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그친 것을 기념해 프랑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과거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과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이 있다. 그건 바로 화해”라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헌화했다.

독일 지도자들은 이렇게 지속적으로 진심 어린 사죄를 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사죄는커녕 일말의 반성도 없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위안부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의 고통엔 눈감고,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무역보복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독일을 본받아야 한다. 한국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준 가해자 일본의 ‘도덕적 배상’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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