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만 6개월~6살 이복동생들까지 살해…잇단 총기난사 여파 속 발생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14살 소년이 가족 5명을 전원 사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 소년은 전날 밤 10시 30분께 앨라배마주 라임스톤 카운티 엘크몬트 지역의 집에서 9㎜ 권총으로 가족 5명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에 맞은 가족들은 소년의 아버지(38)와 새어머니(35), 각각 6살과 5살, 생후 6개월인 이복동생들이었다.

피해자 중 3명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진 나머지 2명도 곧 목숨을 잃었다.

가족을 살해한 소년은 911(긴급신고 전화)에 전화를 걸어 ‘지하실에 있는데 위층에서 총소리가 났다’고 신고했다.

라임스톤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의 스티븐 영 대변인은 소년이 30분 뒤 도착한 경찰관에게도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진술 내용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자 자신이 가족 구성원 5명을 쏜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소년의 협조를 받아 집 인근 도로변에 버려진 총기를 발견해 회수했다.

영 대변인은 해당 총기는 “불법적으로” 집에 보관돼 있던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 고등학교 학생인 가해자는 소년 구금시설에 수용됐다.

영 대변인은 이 소년이 “여러 건의 살인 혐의나 사형 선고가 가능한 ‘가중 일급살인’(capital murder) 혐의를 적용받아 성인으로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총기난사로 여러 명이 숨지는 참극이 잇따르면서 총기규제 찬성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지난달 31일 텍사스주 미들랜드와 오데사를 잇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을 겨냥한 총기난사가 발생, 7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지난달 첫 주말에는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연쇄 총기난사가 발생해 3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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