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북지역서 799건 발생…70대 이상이 전체 41.4% 달해
행정당국, 예방교육 강화 방침, 벌 쏘임·예취기 사고도 급증

# 지난 3월 A 씨는 자신의 축사에서 작업하던 중 남편이 운행하던 경운기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가슴뼈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 무인헬기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던 B 씨는 지난 7월 뒤에서 갑자기 돌진한 차량으로 인해 심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함께 조종을 하고 있던 동료 C 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D 씨는 “도로에서 농로로 들어서는 상황에서 무인 헬기 조종사 2명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 지난 1일 영주시 장수면의 한 야산에서는 벌초를 하던 E씨가 벌에 쏘여 쓰러졌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농촌지역 안전사고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촌 지역의 안전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배추와 무 등 가을작물을 심기 위해 콤바인 등의 농기계 사용량이 급증하고 성묘객이 농촌으로 몰려 예취기 등의 기계 사용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 발생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북지역 농기계 사고 현황. 경상북도소방본부 제공
실제로 지난해 경북지역에서는 총 799건의 농기계 안전사고가 발생해 51명이 사망했다.

월별로 7월이 113건으로 가장 높았지만 8월부터 10월까지도 80여 건을 유지하며 높은 사고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벌쏘임·예취기 안전사고 현황(9월 1일 기준). 경상북도소방본부 제공
특히 벌 쏘임과 예취기 안전사고의 경우 올해만 해도 각각 681건과 64건을 기록했으며, 지난 주말에만 벌 쏘임 사고로 100여 명이 구급차로 이송됐다.

농촌 고령화로 농기계를 통한 이동과 보행보조용 의자 전동차 사고도 문제다.

행정안전부의 농업기계 관련 농업인 손상실태를 보면 70대 이상 노인이 전체 사고율의 41.4%를 차지했고 60대는 28.9%, 50대 22.5%, 50대 미만은 7.2%로 나타났다.

노후된 농기계.
해마다 이어지는 농촌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행정당국은 농업기계와 보행보조용 의자 전동차에 등화장치를 부착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은 예취기와 농업기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10가지 방법에 대한 홍보자료를 배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농기계 안전 사용을 위한 △올바른 조작법 숙지 △작업 시 주위에 사람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것 △트레일러에는 사람을 태우지 말 것 △음주 운전을 하지 말 것 등이며, 예취기 안전사용 방법으로는 △각부 볼트, 너트가 풀린 곳은 없는지 이상 여부 확인 △작업 전 보호구 착용과 돌 같은 위험요인 제거 △작업 중에는 15m 이상 거리를 두고 작업할 것 △예취날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므로 작업자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작업할 것 등이다.

이동균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기획교육과장은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며 “농기계 안전사용 방법을 지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경북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벌집 유무를 반드시 확인하고 향수 등 벌을 자극하는 의복과 벌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벌초 시에는 항히스타민제 등 알레르기 완화 약품을 휴대하고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즉시 119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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