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우의 국가디자인] 핵보유국으로 안보 패러다임 대전환하자
[허성우의 국가디자인] 핵보유국으로 안보 패러다임 대전환하자
  • 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년 09월 04일 17시 5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5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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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살육전인 2차 세계대전이 9월에 발발했다. 이후 80년이 흘렀지만 세계는 여전히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곧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미국 조야(朝野)의 분석은 간담을 서늘케 한다. 3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으로 한국이 언급되는 이유는 국가 생존을 위한 절대적 방편으로 핵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고, 또한 현재 한반도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남북이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4대 열강의 코리아 배싱(Korea bashing)이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며 잠재적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고 독도 영유권 쟁탈, 한반도 유사시 자위권 행사 등 우경화 가속에 따른 일본의 군사적 위협이 점차 노골화가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독도 방어훈련에 대한 미국의 이례적인 불만 표출로 한국의 안보 방패인 한미동맹 관계까지 균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동맹보다 국익”이라며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국제질서는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는 자주와 국익을 위해 몸부림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북한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자주와 국익은 공짜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진리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비정상적 외교로 한반도 주변 4강을 쥐락펴락하면서 큰소리를 쳐 대는 이유는 북한이 핵을 보유했을 것으로 국제사회가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위협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추정되던 북핵 능력은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 SLBM 시험발사 등으로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6배라는 미국의 연구 결과와 일본 정부가 2019년도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 및 탄두화를 이미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처음으로 명기한 것도 북한이 세계를 위협할만한 핵무장 국가가 되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북한의 위협을 방어할 확실한 수단이나 확고한 억제 전략을 갖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주먹구구식, 사후약방문식 대응으로 우리 안보의 나약함을 전 세계에 드러내 왔다.

우리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북한의 핵은 아무리 강력한 재래무기와 월등한 경제력이 있어도 상쇄할 수 없는 비대칭 수단이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냉엄한 교훈이자 현실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강대국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지 않은 것도 핵 억지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핵무기 하나 없는 한국이 현재까지 당당한 대북자세를 견지할 수 있는 것도 북한이 대남 핵 공격 시 미국이 즉각 대응한다는 한미동맹의 약속이 ‘핵 균형’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과연 서울을 구하기 위해 LA나 샌프란시스코를 포기하고 평양에 핵 공격을 강행하겠는가. 북한이 미국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정도의 핵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미국의 핵 확장억제 약속을 마냥 믿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북핵으로부터 생존을 지켜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이 필요한 처절한 현실과 마주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어김없이 한국의 핵무장론이 대두되어 왔다. 그러나 매번 핵무장론에 대해 무조건 ‘대북 강경론’, ‘대결적 논리’라고 치부하며 통제 불능의 이념대결로 귀결되었다. 안보가 이념적 쟁점인가?. 동북아는 이제 핵억지력의 현실이 작동하는 핵전략 시대이자 비핵화를 추진하던 기존의 한반도 안보전략은 더 이상 국민의 생존을 지켜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한국을 공격하는 순간 북한도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일명 ‘공포의 균형’을 심어주기 위해 우리도 독자적 핵무장으로 북한의 핵사용과 위협을 억지하는 안보의 틀을 대전환시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경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국력에서 경제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러나 국가안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는 결국 국가를 통해서 보장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힘, 자주국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인 생존의 과업이다. 이제 우리는 자주국방의 우선순위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할 때가 되었다 1970년대 닉슨 독트린으로 한반도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구현을 위해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비록 미국의 강한 반대로 몇 년 뒤 포기했지만 만약 한국이 핵무기 보유에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 과연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분명한 것은 적어도 지금처럼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시시때때로 위협당하며 휘둘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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