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잇따라 대화의지 표명, 北 화답해야
미국 잇따라 대화의지 표명, 北 화답해야
  • 연합
  • 승인 2019년 09월 05일 15시 4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6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4일 북한을 찾았지만 관심사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없이 본국으로 귀환했다. 중국은 과거 6자회담 결렬 위기 때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등 중재를 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6월 22일 김 위원장과의 방북 회담과 일주일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때 대화 촉진 메신저 역할을 한 바 있어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방북은 늘 주목된다. 왕 국무위원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을 만났다.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인 내달 6일 전후에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거론되기에 이번 방북은 이를 준비하는 실무 성격을 띠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다 해도 공통 현안인 북미 대화는 주요 의제에 당연히 포함됐을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고 긴밀히 소통키로 했다며 상세 내용은 안 밝혔다. 북미 협상을 추동할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김 위원장이 왕 국무위원을 만나지 않은 이유에는 북미 간 현재 상황과 관련됐을 수 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을 빌미로 대미 압박을 이어가고, 미국은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강력한 제재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왕 국무위원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30일 북미 정상 판문점 깜짝 회동 후 언급한 ‘2~3주 내 협상 재개’가 무산됐고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도 다가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변함없는 신뢰를 강조하며 낙관하지만 허언이 될 수 있다는 의구심도 커진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고, 지난 3년간 유엔총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에는 불참한다. 북한은 협상력 극대화 전략을 지속해서 구사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곤란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해 협상 동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판 자체가 깨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에도 북한과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고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란과 함께 북한을 언급하며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북한이 대미 협상에서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체제 보장을 매우 중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란 관련 질문 과정에서 기자들이 묻지도 않은 북한을 연관 지어 대답하는 태도도 대북 대화 의지를 짐작게 한다. 물론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과시할 만한 실적을 거두려는 의도가 깔렸고 북한 경제 개발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이다. 속내가 무엇이든 북미 관계 정상화가 한반도 평화체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끈다면 역사에 남을 업적이 된다. 북미는 군사훈련과 잇단 미사일 발사로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크게 문제 삼지 않으며 대화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이 화답할 때이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