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조만간 국무회의 자리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 모습을 나타낼 것 같다. 국민들에게 내보란 듯한 당당한 표정을 보일 듯하다.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도 장관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한 조국의 모습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을 것 같다. 국민들이야 뭐라고 해도 내 사람 챙겨 내 갈 길을 간다는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分身)인 조국에 대한 신뢰를 더더욱 보낼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반대가 50%를 넘어섰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장관 임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시간이 갈수록 반대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민심이 분노하기 시작했을 지난달 말경에 조국 스스로가 사퇴하거나 문 대통령이 내정을 철회했어야 했다.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다 서울대·고대생들의 ‘조국 사퇴촉구’ 3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는 9일 3차 촛불집회를 예고했고 5일에는 ‘조 후보자 사퇴촉구’ 기자회견도 열었다. 고대생들도 오는 6일 촛불집회를 예고해 놓고 있어 앞으로 갈수록 대학생들의 ‘조국 규탄’ 집회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야당인 한국당과 보수단체들도 대규모 ‘문재인 정부 규탄’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의 대정부 투쟁 상황이 대담 복잡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어떻게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것인가. 지금의 상황으로는 앞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갈 태세로 보인다. 그 종착점이 정권 재창출에 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종착점이 정권 재창출을 이룰지 아니면 정권붕괴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점칠 수가 없다. 단지 종착점을 향한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촛불혁명에 의해 세워진 정부라고 자처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 철학인 ‘평등, 공정, 정의’ 가 지금 뿌리째 문드러지고 있다. 이 정권의 핵심적 도덕성 ‘아우라’로 떠받혀져 온 조국 장관후보자의 위선적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남으로써 문 정권의 속살을 보는 듯하다. 조국 가족이 기득권층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특권을 누리고 그 과정에서 수단을 가리지 않은 탈법과 위법한 행적을 볼 때 좌파정권이 그토록 주창해온 사회적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조국 후보자는 평생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정의를 설파한 지식인이었건만 촛불의 대의(大義)보다 사욕을 앞세운 정의와 공정의 가면을 쓴 채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법으로 자신과 가족의 배를 채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권 촛불 선봉장이 이제 촛불의 배신자로 드러났다.

청문회를 앞둔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검찰이 수사에 나선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문 대통령이 불과 한 달여 전 신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살아있는 권력에도 눈치 보지 말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그 검찰총장이 “나는 사람에게는 충성을 하지 않는다.”고 몇 해 전 국회 국정조사과정에서 당당히 밝힌 인물이다. 자신의 상관이 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칼을 빼던 검찰총장도 이제 조 후보자와 함께 칼날 위에 같이 선 형국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종래 권력비리를 엄폐해온 검찰의 어두운 과거사를 일소해줄 정공법을 택할지 국민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조국 후보자는 지난달 14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후 과거 무장혁명으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사노맹 가입 전력에 대해 “독재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8년 전 그 활동을 숨긴 적도 없고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과연 그의 말의 수사(修辭)는 놀랍다. 오늘 인사청문회에서도 그의 수사는 계속될 것인가. 문 대통령의 조국 후보자에 대한 끝없는 집착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모독하고 광복 후 70여 년 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의 가슴을 무너지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내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도 그를 정의의 촛불 계승자로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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