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혁신은 기존의 영역과 연결된 진화를 일시에 뛰어넘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변화의 속도가 지속적으로 빨라지는 시대에 생존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이러한 혁신의 가치가 더욱 강조되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융합과 연결이 중요한 핵심 변화이지만 무엇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메타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융합기술과 서비스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이러한 융합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시작점이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는 스타트업 육성으로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국가별 다양한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스타트업의 가장 성공적인 생태계가 정착되어 온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고 자국의 문화와 인프라를 접목한 제2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경의 중관촌이나 영국의 테크시티, 프랑스의 창업 슬로건 프렌치테크가 그렇다. 그렇다고 어느 국가나 인위적인 정책과 인프라를 투자한다고 모두 실리콘밸리의 우수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 수는 없다. 국가나 지역의 강점과 문화가 접목된 창업 정책과 전략이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실리콘밸리는 경쟁방지법을 무력화하고 개인의 가치를 최우선시한 200년 된 캘리포니아 시민법에 기초하여 열린 네트워크과 아이디어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문화, 아이디어 공유를 가속화 하는 투자생태계가 오랜 세월 동안 실리콘밸리만의 성공 요인으로 축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2019년 3월 ‘제2 벤처붐 확산전략’을 발표하고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벤처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세부 추진전략을 제시하였다.

이 전략에는 신산업 발굴, 투자 활성화, 창업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이 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강점을 접목한 창업육성과 지원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경북지역의 창업 육성 전략을 어떻게 추진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

우리 경북지역은 GRDP의 50%가 제조업에 나온다. 특히, 경북 구미는 국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1980년대 섬유, 전자산업으로 시작하여 2000년대 삼성, LG 등의 대기업을 중심의 IT 모바일 산업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따라서 경북지역은 제조업 기반이 어느 지역보다 우수하고 산업분야도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되는 전자·IT 모바일 분야로서 4차 산업혁명의 융합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의 산업구조는 대기업의 1차, 2차, 3차 협력업체 체계로 정착되어 대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동반 이전하거나 일감이 떨어지면서 지역경제가 급속히 침체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업체들은 매우 우수한 전문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대기업 의존적 제조중심의 운영으로 독자적 업종 전환이나 신사업 발굴을 통한 활로 개척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해결방안으로서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지역의 전문 중소기업에 유입될 수 있는 ‘연결형 오픈 이노베이션’이고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이 아이디어 공급원이 바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다.

미래 성장성이 큰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혁신적인 IT기술이 접목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하드웨어이다. 우수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밸류(Value)를 높여주지만 아무리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도 부실한 하드웨어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우수한 전문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경북은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우수한 전문기업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특화된 창업육성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미래 지역의 신산업 육성과 중소기업들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지역 창업육성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 최고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특화된 액설레이팅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전문화하고 지역 전문기업 Pool인 Companion Company Pool(동반자 기업)을 구축하여 하드웨어 분야 제조 창업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시제품 개발, 양산, 제품 품질관리 등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또한, ‘StartUp-SME MeetUp Day’를 활성화하여 산업 분야별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이 매칭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신사업을 모색하거나 개발단계에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중소기업의 니즈가 창업기업의 혁신적인 창의성과 결합해 빠른 기간 내에 좋은 상품을 개발·양산할 수 있다.

우리 지역이 갖고 있는 강점을 접목한 이러한 창업전략으로 국내 우수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지역으로 유입되고 창업기업의 빠른 사업 성장과 기존의 지역 중소기업들의 매출성장과 신사업 확장까지도 가능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많은 지역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경북이 하드웨어 창업 특화지역으로 발전해 중국의 심천을 능가하는 글로벌 하드웨어 창업지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약력.

△부산대학교 전기기계공학 전공 △경북대학교 산업대학원 전자재료 석사 △1983년 삼성전자 근무를 시작해 2002년 광통신 상무·2008년 삼성광통신 사업부장 전무·2012년 무선사업부 전무로 2014년까지 총 32년간 삼성전자 근무

김진한 센터장은 2010년 이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마르퀴즈 후즈후)에 등재됐으며, 2014년부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육성과 지역 중소기업 혁신지원 등 지역新산업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