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표창장 조작 의혹·조국 직접 통화’ 놓고 격렬한 공방
한국당, ‘후보자·동양대 총장 통화’에 "위증교사 증거인멸" 공세
與 "동양대 직원이 직인찍었다 말해" 표창장 위조의혹 부인…‘생기부 공개’ 공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6일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격돌했다.

지난달 9일 후보자 지명 이후 거의 한 달 간 ‘조국 사수’에 나선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임명 저지’ 총력전을 벌였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본격적인 검증의 장(場)에서 서로 명운을 건 공방을 벌였다.

특히 야당은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씨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조 후보자가 동양대 총장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지면서 ‘결정적 한 방’을 노렸으며 민주당은 ‘철벽 방어’로 이에 맞섰다.

여야 지도부도 장외 공방에 가세한 가운데 조 후보자는 각종 의혹 제기가 사실과 다르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청문회장 안팎에서 여야가 팽팽히 대치했다.

조 후보자의 이날 청문회에서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 됐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 후보자가 통화에서 ‘거짓 증언을 종용했다’고 밝히고 조 후보자 부인이 검찰의 동양대 연구실 압수수색 전에 컴퓨터를 반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야당은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앞에서는 의혹이 생기기 때문에 해당자와 통화를 못 한다면서 뒷구멍으로 의심되는 사람과 통화했다”면서 “위증 교사에 증거인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동양대 총장이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서 조 후보자를 압박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유죄를 예단하고 단죄하는 질의 앞에서 어떻게 사실이 밝혀지느냐”면서 “오늘 아침 표창장에 직인을 찍은 직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내가 추천했다. 봉사활동 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정경심 교수가 원래 있던 직원을 바꿔놓고 그 직원이 자기가 찍었다고 하면 그 말 자체로 위조를 자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최성해 총장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했다면서 ‘거짓 증언 종용’ 의혹은 부인했다. 또 “제 처가 (위조를) 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위조 의혹을 부인했다.

조 후보자 딸의 고교논문과 인턴 관련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딸의 우간다 봉사활동 논란이나 인턴 품앗이 의혹, 고교 생활기록부상의 허위 인턴 이력 등을 주장하면서 조 후보자를 몰아세웠고 민주당은 생기부 공개는 불법이라면서 반박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이력은 허위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엄청난 범죄 행위로 독수독과(毒樹毒果)”라면서 “범죄증거를 갖고 진실을 밝히고 사실을 규명한다는 것은 전 세계 재판에서 인정을 안한다”고 이를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허위 인턴 이력 의혹 등은 부인했으며 우간다 봉사활동 질문에는 “딸은 우간다에 직접 가지 않았고 국내에서 지원 활동을 했다”고 답변했다.

또 딸이 단국대와 공주대에서 인턴을 하는 과정에 자신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제가 두 분 교수에게 청탁한 적이 없다”면서 다시 부인했다.

그는 딸의 고교 논문 파일 정보에 작성자 및 최종저장자가 ‘조국’으로 돼 있는 것에 대한 한국당의 반복 질의에 “제 서재에 있는 PC를 공용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장에서는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여당의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국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청문회가 검찰에 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도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라고 검찰총장을 임명했는데 청와대,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민주당이 검찰을 비난하고 있다. 이게 옳은 것이냐”면서 “청와대와 총리, 장관, 검찰이 싸우면 나라냐.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 자체에 대해서는 “후보자 입장에서 언급하지 않는 게 맞다”고 답했으며 여권과 검찰의 충돌에는 “양측이 일정하게 서로 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장에서는 민주당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조 후보자의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을 거론하면서 “우리 편을 대할 때와 다른 편을 대할 때 기준이 다르면 편가르기”라면서 “공정함을 생명으로 해야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큰 흠”이라고 지적했다.

청문회에 앞서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는 조 후보자 의혹 등을 놓고 공방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야당에 경고하는데 불법 취득한 자료로 청문회를 인신공격의 정쟁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말했으며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러고도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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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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