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해소안된 상황서 강행 부담…늦어도 추석 전에 결단 내릴 듯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8일 시민들이 청와대를 바라보는 모습.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르면 8일 임명 강행이 유력하게 전망됐지만 조 후보자 부인이 기소되는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할 경우 정권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이날 임명 결정을 보류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후보자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그와 가족이 얽힌 각종 논란 중 한 가지라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여파는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어 검찰의 수사 상황과 여론 추이 등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명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은 어제(7일)부터 시작됐고 그렇기 때문에 어제부터 모든 게 열려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썬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안팎에서 문 대통령이 휴일인 이날 임명을 재가한 뒤 9일 임명장을 수여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당장 임명장 수여식 일정도 잡지 않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또, “청와대 내외부로부터 자문을 계속 구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혀, 당장 이날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도 최종 결심을 하지 않을 경우 통상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화요일(10일)에 열린다는 점에서 임명 여부를 9일 발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임명 시한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이 장기화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언제까지 후보자들을 임명해야 한다는 기한은 없지만 너무 오랜 시간 장관 자리들을 비워둘 수 없는 만큼 문 대통령이 적어도 추석 전에는 임명 여부에 대한 결단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조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만 먼저 임명하는 방식도 거론되나 조 후보자만 튀는 상황이 되는 만큼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때처럼 일괄적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이미 청와대가 조 후보자를 대체할 인물로 한인섭 서울대 교수를 물망에 올려놨다는 말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한 교수 또한 조 후보자 딸과 그 친구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의 ‘인턴 품앗이’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 인사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가장 믿는 법조계 인사들로는 조 후보자와 한 교수,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거론된다. 다만 앞서 안 교수 또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불법 혼인신고 논란 등으로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청문회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임명해야 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하고 있다.

한국당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조 후보자와 여당, 청와대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황교안 대표는 “국민의 분노가 조국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이제 ‘범법자 조국’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이어 “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조국 임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최후통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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