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역 전통시장·대형마트 '썰렁' 명절특수 실종
건어물 가제 개점 휴업…과일 가격보합세 유지

죽도시장 횟집골목.경북일보DB

추석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8일, 경북·대구 대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은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대부분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을 지키면서 명절특수를 기대했던 전통시장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16년 화마를 겪은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자리를 잡은 대체상가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경북 최대 수산시장이라는 죽도시장(포항시 북구) 횟집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고, 건어물전 역시 시간이 갈수록 고객은 줄었다.

의무휴업일을 변경해 8일 영업 중인 구미·경산 등지의 대형마트도 추석 선물 특별코너에는 썰렁했다.

시장 상인들은 경기 침체와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변화하는 차례 문화에 “명절특수는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오전 죽도시장은 명절 대목을 느끼기 힘들었다.

손님을 잡기 위한 상인들의 목소리는 높아 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객은 줄었다.

그나마 어물전 상인들은 “가족들이 먹을 건 1㎏에 3만 원짜리만 해도 된다”고 고객잡기에 나섰고, 고객들은 “5000원이라도 깎아달라”고 실랑이 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모습은 드물었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통상 명절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이 되면 문어 1㎏에 6만원 이상 오르거나 단대목에는 최고 7만원까지 할 때도 있었다. 특히 올해는 어획량이 30%나 감소했음에도 가격이 3~5만원 수준이라는 것은 수요가 줄었다는 반증이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쯤 가게 문을 닫고 있던 한 건어물가게 사장은 “통상 단대목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바빠야 하는데…명절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지난해 절반도 못했다”고 한숨 쉬었다.

예년에 비해 ‘이른 추석’과 중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우려되던 과일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aT 조사에 따르면 4일 경북·대구 전통시장 평균 사과(5개) 1만원, 배(5개) 1만7500원에 팔렸다.

사상 유래없는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 사과(5개)는 11650원, 배(5개)는 2만원인 것에 비해 12~14% 하락한 가격이다.

죽도시장에는 사과·배 개당 3000원대부터 5000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했고, 밤이나 곶감 등도 3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선택의 폭이 넓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과일 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하다지만, 상품성이 우수해 주로 제수용품이나 선물용으로 거래되는 대과 가격은 올랐다”며 “농산물 가격 선택의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명절 차례 문화의 변화도 한몫했다.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차례상 준비는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거나 “명절음식은 비싸고 손도 많이 가고, 먹을 것도 없다. 그 비용으로 평소 가족들이 좋아하는 고등어·갈치·오징어 등을 구입했다”며 장바구니를 내보이기도 했다.

한편,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각종 통계상 물가는 하락이라지만,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이 크게 올랐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사장 이병호)는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 22만5859원, 대형유통업체 31만3879원으로 지난해 대비 전통시장은 1.1% 하락, 대형유통업체는 보합 수준이라고 밝혔다. 폭염과 가뭄, 태풍이 겹쳤던 지난해 aT가 조사한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 25만4215원, 대형유통업체 34만9941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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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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