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IOC윤리위원장이 지난 5일 문경에 위치한 국가무형문화재 제 105호 사기장인 백산 김정옥선생의 영남요를 방문했다.

백산 김정옥 선생은 조선 왕실의 도자기를 만들었던 관요인 분원 사기장의 손자로 우리나라 도자분야에서 유일한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영남요는 백산 선생과 그의 아들인 우남 김경식, 손자 김지훈이 9대째 도자가문의 명맥을 이어오는 산실이다.

반 위원장과 백산 선생의 첫 인연은 2006년 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식에서 국위선양부문과 전통도예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였다.

이듬해 유엔 사무총장 시절 반 위원장이 한국인상 대상 수상자들을 뉴욕으로 초정해 축하하는 자리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이후로 반 위원장이 백산 선생의 자택과 전시관을 처음 방문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이날 반 위원장은 동행한 부인 유순택 여사와 백산 선생의 차실에서 안주인 김순이 여사와 며느리가 내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이후 망댕이 가마와 도자기 작업실을 둘러보고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백산 가문의 전통 도자기들과 조선 영조시대 이래 9대를 이어온 선생 가문의 이력을 소개 받았다.

유물을 둘러보던 반 위원장은 “해외에서도 세대가 내려가며 재능을 이어받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백산 가문이야말로 대단한 가문” 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반 위원장의 부인 유순택 여사는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향후 각국 대사 부인들과 함께 다시 찾고 싶다고 전했다.

반 위원장은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 선생님을 옛날부터 뵈어왔지만 오늘 선생의 작업실에 직접 와서 뵈니 존경의 마음이 저절로 들고, 아드님과 손자가 8대 9대를 이어가며 전통을 지키는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찬란하게 빛내 주시길 바란다”며 방문 소감을 밝혔다.

백산 선생은 반 위원장의 방문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진사달항아리를 선물했고 반 위원장은 유엔사무총장 시절의 10년의 기록이 담긴 ‘더 나은 유엔을 위하여’란 책을 선물했다.

반 위원장은 이후 전시관 방문록에 ‘국가무형문화재 백산 김정옥선생님의 예술의 혼이 전 세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찬란한 작품을 만드시기 기원합니다’라고 남겼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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