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후 병원 이송 "상태 양호"…오후에 생존 확인 뒤 차례로 구조 성공
사고 원인엔 "계속 조사할 것" 신중…구조 작전은 오염방지 등으로 전환

미 해양경비대는 9일(현지시간) 미 남동 해안에서 전도된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서 한국인 선원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트위터로 공개했다. 미 해양경비대 트위터 캡처.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9일(현지시간) 미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고립됐던 한국인 선원 4명 전원을 구조했다.

USCG는 이날 오후 5시 58분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USCG와 구조 대원들이 마지막 골든레이호 선원을 무사히 구출했다”며 “모든 선원의 소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원 구조는 전날 오전 1시 40분께 선체가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1시간여만이다.

USCG는 마지막으로 구조된 선원 1명도 추가적인 진료를 위해 응급의료서비스 직원에게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구조된 3명은 건강 점검과 응급 처치 등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P통신은 이들의 건강 상태와 관련, “4명 모두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으며 추가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앞서 USCG는 이날 낮 12시 46분께 트윗을 통해 처음으로 “골든레이호의 모든 선원 4명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USCG는 선체에 구멍을 뚫어 배 안에 갇힌 선원들과 연락을 취했으며 생존 확인 약 3시간 만에 먼저 2명을 구조한 데 이어 다른 1명을 구조했다.

또 2시간여가 흐른 오후 늦게 나머지 선원 1명까지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USCG는 오전 7시께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인원을 현장에 투입,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나섰다.

해안경비대는 선원 3명을 구출한 직후인 오후 3시 30분께 조지아주 자연자원부 해안자원국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활동 상황을 설명했다.

먼저 구조된 3명은 브런즈윅에 있는 사우스이스트 조지아 헬스 시스템 등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됐다.

USCG 소속 존 리드 대령은 회견에서 “구조된 선원들은 행복하고 안도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USCG는 선원 4명이 선박의 선미 쪽 프로펠러 샤프트 룸에 있었으며 구조대원들이 이들을 끌어내기 위해 선체를 절단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드 대령은 이와 관련, 선체에 가로 2피트(약 60㎝), 세로 3피트(약 91㎝)의 구멍을 뚫은 뒤 점을 연결하는 것처럼 3인치씩 키워나갔다고 설명했다.

이 구멍을 통해 선원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했고 신선한 공기가 공급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마지막에 구조된 1명은 다른 3명과 약간 떨어진 엔지니어링 통제실 칸의 강화 유리 뒤쪽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리드 대령은 회견에서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우리는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고대응반의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도 오후 4시 30분께 대응반이 자리 잡은 브런즈윅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김 총영사는 사고 원인에 대해 “해안경비대와 선사가 두루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기존에 구출된 선원 중심으로 오늘 (오전) 10시부터 면접 등을 통해 조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만 전했다.

사고 당시 일본 선박이 근접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당국 조사를 기다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 총영사는 또 10일부터 구조된 선원들의 가족이 차례로 현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키트 페이스 USCG 대변인은 이날 뉴스 특파원과 만나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고 장기간에 걸친 조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유사 사건의 발생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기 사고에서 모든 생존자와의 인터뷰 자료를 분석해 조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것처럼 이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알려진 모든 데이터를 평가할 것”이라며 “그것은 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골든레이호가 다른 배와 부딪히는 것을 피하려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그 보도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지나가는 선박들의 근접성은 틀림없이 조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USCG는 향후 활동과 관련해서는 트윗을 통해 “이제 작전은 환경 보호로 완전히 옮겨져 선박을 제거하고 상거래를 재개할 것”이라며 오염 방지와 전도 선박 처리 등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런즈윅항은 3개 터미널을 갖춘 조지아주 주요 항만으로, 남쪽으로 플로리다주와 멀지 않으며 미국에서 차량 화물이 많이 드나드는 항만이다.

골든레이호는 전날 새벽 브런즈윅항에서 12.6㎞ 떨어진 해상(수심 11m)에서 선체가 좌현으로 90도가량 크게 기울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승선한 24명 가운데 사고 발생 10시간 만에 20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인원은 한국민 6명, 필리핀인 13명, 미국 도선사 1명 등이다.

해안경비대는 한국인 1등·2등·3등기관사와 실습기관사 등 나머지 4명에 대해 이날 본격적으로 구조 활동을 펼친 끝에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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