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합장선거 부정,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
[사설] 조합장선거 부정,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
  • 경북일보
  • 승인 2019년 09월 10일 17시 5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11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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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13일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경북·대구에 206명의 조합장이 뽑혔다. 경북에 180명, 대구에 26명이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2회째 동시 선거에서 뽑힌 조합장 수보다 더 많은 299명이 경북·대구에서 입건됐다. 이 가운데 9명은 구속됐다. 지난 2015년 제 1회 동시조합장 선거 때 입건 된 선거사범 190명(15명 구속)보다 109명이나 더 많다. 이들 입건자 가운데 205명이 기소됐고, 10명은 아직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조합장 선거를 전국 동시에 실시하는 것은 엄격한 선거 관리로 불·탈법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첫회 때 줄어드는 듯 했던 선거 부정 행위가 2회째 오히려 늘어나 구태를 끊어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동시 조합장 선거 이전부터 ‘조합장 선거는 투전판’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검찰에 입건된 유형별 분석을 보면 금품선거가 역시 2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투전판’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다 흑색·불법 선전도 27명이나 됐다. 당선자 가운데도 43명이 입건돼 16명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속됐다. 6명에 대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고, 21명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조합장이 되려는 것은 그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조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봉이 억대에 이르고 수천만 원의 활동비까지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임직원의 인사권과 예산권, 사업 결정권까지 주어져 있어서 우선 이기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해 불 탈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조합장 선택의 기준은 조합의 경영능력과 청렴성이 돼야 하지만 돈 선거의 망령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농수축협 조합장은 지역 경제는 물론 여론을 주도하는 막중한 힘을 갖고 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큰 자리다. 당선자들은 조합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차기를 생각해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을 일삼거나 방만한 경영으로 자산을 축내 조합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 과정이 깨끗하지 않으면 이 같은 조합의 부조리가 더욱 심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2회째 선거에서도 제도상의 문제로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는 말이 나왔고, 상대적으로 현직 조합장보다 참신하고 유능한 신인의 진입장벽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치권이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금권선거’가 재연되지 않게 하기 위해 불·탈법 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게 해야 할 것이다.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의 취지가 무색하게 선거사범이 늘어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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