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전한 추석 화두…"조국 블랙홀·먹고 살기 힘들다"
정치권이 전한 추석 화두…"조국 블랙홀·먹고 살기 힘들다"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9년 09월 15일 20시 3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16일 월요일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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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질타·격려 민심 반반…일하는 국회 통해 민생 살려야"
野 "조국 임명 강행에 민심 폭발…한국당 뭐했나 비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기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 전체가 ‘조국’이라는 특정 인물에 빠져버린 추석 연휴였다.

일각에서는 침체된 경제와 불안한 외교·안보 문제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대다수 시민들의 관심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그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에 쏠렸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마주 앉은 밥상머리는 물론 가까운 이웃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조국’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으며,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과 술집 등에서도 민생얘기보다도 조국 장관과 정치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대구지역에서는 각종 의혹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과 야당의 역할을 상실한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민심이 ‘폭발직전’분위기 였다는 평가다.

‘정치’는 실종되고 정부와 여야 간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기 위한 정쟁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여야 의원들과 경북도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자신의 지역구에 머무르며 민심을 청취한 결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대부분 화제의 중심을 차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이 ‘조국 정국’에 대해 극도의 피로감을 표했다며 일하는 국회를 통해 민생을 살려야 한다는 데에 방점을 찍은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폭발’ 수준이었다고 전하면서 정권 비판에 열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명절 단골 화제가 되곤 하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걱정도 여전히 팽배했다. 다만 조 장관이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이에 묻히는 모습이었다고 여야 의원들은 전했다. 정국 만큼이나 추석 밥상도 ‘조국 블랙홀’에 빨려든 형국이었다는 분석이다.
1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한국당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마다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며 자기들 맘대로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고 열을 올리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민은 존재감이 없는 야당(한국당)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잇따랐다”고 토로했다.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 북구) 역시 “‘조국 임명’은 문재인 정부의 오만의 극치라는 게 현재 민심이었다”며 “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는 것이 추석 연휴 지역주민들의 주된 이야기였다”고 강조했다.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은 “상식이 무너진 ‘조국 사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면서도 “야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투쟁 강도를 더 높여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논란’을 비판하면서도 장관 임명에 대한 평가에는 말을 아꼈다.

행안부 장관직을 내려 놓고 지역구에 올인하고 있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 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과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에 대한 원망이 가장 많았다”면서도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먹고살게 해달라’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석 연휴 민심의 화두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들에 대한 비리 의혹과 자질론에 집중되면서 내년 총선과 관련한 지역민의 관심이 역대 가장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다수의 지역민들은 “‘조국 논란’에 나라가 너무 시끄럽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사실상 대한민국에 정치가 실종되고 정쟁만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북도의원들도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민생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한 주민들의 목소리는 역시 경제였다. 여기다 최근 진행 중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도 연휴 내내 빠지지 않고 오르내렸다.

장경식(포항) 의장 “연휴 때 만난 전통시장 상인들과 상가 점주들은 대부분은 이런 불경기는 처음 겪는다며 하소연했다. 경제는 심리적인 부분이 많은데 미래가 불투명해 주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정말 걱정이다”고 했다. 장 의장은 이어 “야권 지지율이 높은 지역 특성도 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도 문재인 대통령의 치명적인 실수라며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민심을 전했다.

김희수(포항) 의원도 “재래시장을 갔다가 뭐하러 왔느냐며 상인들로부터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빈부 격차는 더 커진 것 같아 우려가 크다”고 했다.

윤창욱(구미) 의원은 “50, 60대 어른들이 경제와 나라 걱정을 많이 하더라”라며 “침체된 구미경제를 살리려면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구미형 일자리 정책이 성공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진행되는 것이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 그나마 추석 연휴 전 선정된 스마트산업단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것 같더라”고 말했다.

황병직(영주) 의원은 “영주도 경기침체 여파로 빈점포가 하루 지나면 한 개씩 늘어는 것 같다. 대도시도 어렵다던데 영주와 안동, 예천 등 중소도시도 마찬가지다”며 “주민들은 사상 최악의 경기가 이어지면서 살기 힘들다고 난리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현일(경산) 의원은 “젊은이들이 문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는데 조국 장관 임명을 보면서 실망한 것 같다. 경제도 대통령이 보여주기식의 정책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며 “앞으로가 더 어렵다며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다.

정영길(성주) 의원은 “성주의 경우 참외 등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소비가 위축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금이 제일 힘들다고들 한다”며 “농촌인구까지 줄어들고 있어 경기 침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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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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