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세유고 표지.

문경시 문경읍 평천리에 있는 장흥임씨 5대 문집 ‘선세유고(先世遺稿)’가 발간됐다.

대구에 살고 있는 이 집안 임병기(林炳基) 시인이 자신의 고조할아버지 건오공(建午公) 임치목(林致穆), 증조할아버지 일산공(一山公) 임열호(林㤠鎬), 할아버지 삼운공(三雲公) 임영만(林永萬), 아버지 남초공(南樵公) 임태상(林兌相)의 시문(詩文)에 자신의 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5대를 이어 시문을 이어 짓고 있다는 것이 매우 보기 드문 일이고, 이 마을 입향 90년을 기념해 엮어 지역의 역사와 인물들의 교류 상황도 짐작해 볼 수 있어 소중한 역사자료집이기도 하다.

건오공(建午公) 임치목(林致穆)은 1864년~1889년, 일산공 임열호는 1886년~1973년, 삼운공(三雲公) 임영만(林永萬)은 1905년~1992년, 남초공(南樵公) 임태상(林兌相)은 1925년생, 엮은이 임병기(林炳基)는 1947년생이다. 155년 간 한 집안 인물들의 사상과 철학, 주변의 역사가 담겨 있다.

평천리 장흥임씨는 예천 율현에 살다가 문경 영순면 금림리 법동으로 이주했으며, 1930년 일산공 임열호가 45세 때 문경읍 평천리로 이주했다.

이 책에는 건오공(建午公) 임치목(林致穆)이 17세이던 1880년, 초시(初試)에 합격한 시권(試券) ‘성치비복숙약대유부(盛治備福孰若大有賦)’ 1편을 비롯해 일산공(一山公) 임열호(林?鎬) 한시 54편, 삼운공(三雲公) 임영만(林永萬) 한시 62편과 구로계시첩, 남초공(南樵公) 임태상(林兌相) 한시 66편과 글 3편, 임병기(林炳基) 시와 시조 63편, 임씨 뿌리, 조상 묘비명 등이 406쪽에 걸쳐 실려 있다.

그중 일산공 임열호는 자신이 살던 영순면 금림리 법동과 문경읍 평천리에 각각 팔경을 설정하고 시를 남겼으며, 삼운공 임영만은 아홉 노인 계를 결성해 시를 짓고 교유한 구로계시첩(九老契試帖)을 남겨 1900년대 초 출생 당시 주변 인물들의 글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 눈에 띈다.

임병기 시인

임병기 시인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이 책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발문을 쓴 이 집안 외손 이동식 전 KBS정책기획본부장은 “임문(林門 )의 역사와 선비마을 평천의 역사를 찾아 놓은 일”이라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