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등 지자체, 위기 단계 '심각'으로 격상 방력 강화

지역 양돈 농가에는 소독과 이동 중지 등을 당부하는 문자가 대구경북양돈농협 등에서 일제히 발송됐다.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함에 따라 경북을 비롯해 전국 돼지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오전 6시 30분께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 한 돼지농장을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 발생 농가로 확진했다.

이에 따라 발생 농장을 비롯한 가족 농장 2곳까지 포함해 모두 4700두의 돼지를 매몰 처분한 상태다.

국내 발병이 첫 보고됨에 따라 지역 돼지 농가는 초비상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48시간 동안 가축 일시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진 만큼 사람을 비롯한 차량, 가축 등 양돈농가 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경북지역도 농가 간 모임을 자제하고 바이러스 접촉을 막기 위한 소독작업을 계속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현재 743농가에서 150여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각 농가는 외부와의 이동을 차단한 채 정부 대처와 언론에 귀 기울이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농가에는 일시 이동 중지 명령, 외국인 근로자 교육 등을 당부하는 문자가 대구경북양돈농협과 지자체 등에서 일제히 발송됐다.

농가들은 또 서로 SNS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향후 어떻게 사태가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교정 양돈협회 포항지부장은 “전파율은 덜하다지만 치사율이 100%이며 아직 백신이 없다고 알려진 치명적인 병이라 확산을 막기 위해 비록 방역뿐이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돼지 가격과 수요도 어떻게 요동칠지 알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우려했다.

안동양돈협회 진용환 지부장도 “발병된 지역에서의 차량 이동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일단 치료제가 없는 만큼 소독작업에 만전을 기울이고 감염된 돼지와 접촉을 못 하도록 예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항 등 각 지자체에서도 위기 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시키고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전파되지 못하도록 특별 방역 등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포항시는 양돈농가 21개소에 축협 공동방제단과 기동방역반 등 6개 팀을 투입해 농장진입로와 축산외부 소독활동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유효 소독약품을 500㎏을 배부하는 등 농가 소독에 나서고 있다.

농장입구를 봉쇄하고 축사 내외부 소독을 하고 있으며, 울타리를 튼튼하게 보강해 매개체인 멧돼지 등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기계가축시장에 ‘아프리카 돼지열병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해 지역 양돈농장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과 소독필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시·군은 우선 농장을 비롯한 농장주와 관계자들이 농장 밖으로 이동을 자제해 줄 것과 농장 내 소독과 관찰을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외부인이 농장에 절대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농가 모임과 집회 관리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 출입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예방 대책을 제시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호흡곤란과 침울 증상, 복부와 피부 말단 부위에 충혈이 생기게 되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걸리면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다만 사람과 다른 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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