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네탓 공방'…한국·바른미래 '조국 파면' 공조
수사 공보준칙 개정 추진도 비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는 1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할 예정 이었지만, 야당이 조국 장관의 참석을 반대하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무산됐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파행 책임을 야당에 돌리며 ‘민생이냐, 정쟁이냐’는 프레임으로 야당을 압박했지만, 제1·2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5촌 조카의 구속을 계기로 대정부 투쟁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든 사안을 임명 철회와 연계하는 것은 억지”라며 “야당의 생떼로 민생은 방치되고 병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삭발 투쟁과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을 ‘분풀이 정치’, ‘극단의 정치’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검찰개혁 관련 당정협의를 하루 앞둔 이 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예방을 받고 “법무·검찰개혁을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잘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른바 ‘조국 파면’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구속된 점을 거론하며 “조국 펀드의 실체를 입증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가족 펀드의 운용사가 (조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자금으로 설립됐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며 “‘블라인드 펀드라 어떻게 투자한 지 모른다’는 (조 장관의) 답변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두 당은 사법개혁 차원에서 진행되는 당정의 수사 공보준칙 개정 추진 등을 거듭 비판했다.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사 공보준칙을 바꾸는 목적은 조국 부인과 가족의 검찰 소환, 공개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사들의 경우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조 장관의 전날 발언을 거론, “알아서 기라는 사실상 협박”이라면서 “검찰 수사 내용을 모르게 법까지 바꾸려 하더니 이제는 아예 대놓고 인사 불이익을 언급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장외 투쟁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이날 민주평화당 등과 접촉하면서 조 장관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및 특검 등 원내 투쟁 공조 가능성을 타진했다.

여야는 이번 주 중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정기국회 일정 조정 문제를 재협의할 예정이지만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극심한 입장 차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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