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성과분석센터장 대구초청 간담회…市 "탈시설 도입 사업 모형 연구"

18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미국 성과분석센터 제임스 콘로이 박사 대구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 초청된 제임스 콘로이 박사(James W. Conroy,미국)가 주제발표에서 중증장애인의 탈시설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중증장애인 탈시설은 성공적이었다. 그들의 삶의 질은 향상됐고 자립생활이 정착될수록 수용시설에 투입된 운영비보다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49년 동안 장애인 탈시설을 연구한 미국 성과분석센터장 제임스 콘로이(70·James W. Conroy) 박사가 대구에서 장애인 탈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8일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인 탈시설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서의 삶’이라는 주제발표와 함께 지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제임스 박사는 먼저 발달장애인 수용시설 ‘펜허스트(Pennhurst)’를 소개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중증발달장애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꼽힌다. 거주인 가운데 절반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조차 어려웠다.

제임스 박사가 1978년부터 1992년까지 약 15년 동안 펜허스트 거주인 115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중증장애인들의 평균 수명은 전국 장애인 평균 수명보다 높아졌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 없이 정착했다. 제임스 박사가 인터뷰한 탈시설 장애인 1000명 가운데 4명 만이 시설로 돌아가고 싶다고 응답했다.

펜허스트 두 중증장애인의 사례도 탈시설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근거가 됐다.

매리 엘리스(Mary Alice)와 니콜라스 로미오(Nicholas Romeo)는 1978년과 1985년 각각 펜허스트를 떠났다. 언론과 주변에서는 이들의 위협적인 행동을 보며 탈시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위탁부모 또는 동거인과 20년 이상 특별한 문제행동 없이 살았다. 오히려 이들의 사례가 미국 전역에 퍼지면서 두려워하거나 회피했던 중증장애인과의 생활편견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임스 박사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15개 주는 공립장애인시설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미국 성과분석센터 제임스 콘로이 박사 대구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제임스 콘로이 박사(James W. Conroy,미국)는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서의 삶’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중증장애인의 탈시설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그는 “대형 거주시설보다는 소형 거주시설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40년 전에는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중증장애인의 탈시설에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규모 탈시설 가정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구시 장애인복지과는 행정 여건상 반영할 수 있는 사항들을 검토해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과 병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자 탈시설자립지원팀장은 “대구시에서 장애인 탈시설 관련 사업을 추진한 기간이 짧아 성과, 효과를 확인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제임스 박사의 연구결과로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탈시설까지 개인적인 지원형태나 객관적인 평가 절차를 구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사업 모형을 만드는 등 지역 실정에 맞게 탈시설이 정착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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