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희 경북남부보훈지청 보훈과
윤명희 경북남부보훈지청 보훈과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도는 것이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높고 푸른 하늘, 맑고 상쾌한 바람.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마음껏 느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찾고자 애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휴일에 2015년도에 개봉했던 영화 ‘암살’을 다시 보았다. 영화 ‘암살’은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뜨거운 감동 스토리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의 후반부에 “잊혀지겠죠?…미안합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김구와 김원봉이 독립운동을 위해 희생한 동료들을 생각하며 하는 대사이다.

영화가 개봉된 그해에 보았을 때는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저 역사를 배경으로 제작된 재미있는 영화라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분들은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독립운동을 했던 것이 아니다. 내 조국을 되찾아 자유와 평화를 후대에 떳떳하게 물려주고자 했던 것이다.

영화를 처음 볼 당시는 스치는 바람처럼 그냥 흘려들었던 이 대사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자유가 원래 있었던 것처럼 당연시 여겼던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올해에 여러 매스컴에서 독립운동 역사 이야기를 다룬 많은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그중 먼 타국에 사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만나 그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다룬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라는 특집 다큐멘터리가 기억에 남는다. 일제강점기 조선은 이미 없는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한국의 뿌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아무런 생각 없이 보게 된 나를 몰입하게 했고 나도 모르는 애국심이 불타면서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그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비범한 사람도 아닌 그저 가정이 있고 일상이 있는 평범한 나의 이웃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몸부림이었기에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의 공헌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독립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에 보답할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자유롭게 즐기고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일본어를 쓰면서 누군가의 노예 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일본이 패망해서 전쟁이 끝이 났더라도 한반도는 일본령으로 남아있거나 승전국 전리품처럼 넘어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독립운동가 덕분에 한민족이 얼마나 독립을 원했는지에 대해 세계가 알게 됐고 그 결과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그분들이 걸어온 길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일 년에 단 한번이라도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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