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의 세상이야기]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 있나
[유천의 세상이야기]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 있나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19년 09월 19일 17시 3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20일 금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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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을 했다. 한국당 의원 50여명과 당 관계자, 시민, 기자 등 수백 명이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역대 야당 당수가 대정부 투쟁을 하면서 삭발을 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행해진 이 날 황 대표의 삭발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황 대표와 한국당의 조 장관 사퇴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며 조국씨를 법무부장관에 임명 강행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가 ‘조국 장관 임명 반대’가 50%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입에 달고 살았던 ‘포용 국가’와 ‘정의 평등 공정’이라는 말이 한낱 허구였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린 날이 되었다. 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격분하고 아우성을 쳤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은 ‘소귀에 경 읽기’로 지금까지 ‘마이웨이’로 일관하고 있다.

보수진영과 국민들 입에서 “한국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냐” “야당의 존재감이 없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비판 화살에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마지막 카드로 할 수 있는 ‘삭발’을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보여준 황 대표의 ‘반문재인 투쟁’은 ‘야당지 신문의 칼럼 한 편보다 못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 삭발로 황 대표 심중의 굳은 결기를 보여 줌으로써 ‘반문재인 정부’ 규탄은 앞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가 삭발을 하던 1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290개 대학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조국 장관 교체 시국선언서’에 서명을 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주최하고 있는 ‘조국 장관 사퇴 시국선언서’에 시작 4일만에 서울대 교수 2백 여명을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3천3백 명이 넘는 교수들이 참여했다. 시국선언문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사회 정의와 윤리가 무너졌다!!”로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 참여할 교수들이 계속 불어날 기세다.‘정교모’는 19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라”라고 요구했다. 대학생들의 반발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3개 대학 학생들도 19일 오후 7시에 조국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 촛불집회를 가졌다. 재야 법조계에서도 조국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 연대서명’이 시작됐다. 첫날인 17일에만도 270여 명의 변호사들이 시국선언문에 서명했다. 시국 선언문 머리말은 “2019년 9월 9일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은 대한민국 법치주의 능멸이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다. 이날은 법치일(法恥日)이다”로 썼다. 법치주의(法治主義)가 치욕스런 날이라고 기록했다.

정부 수립 후 요즘만큼 ‘정의’를 부르짖는 국민들의 외침은 없었다. 이 정의는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 울 것”이라고 말한 데서 국민들에게 많이 회자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으로 국회인사청문회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보여준 조 장관의 위선적인 변명과 각종 의혹에 대한 변명이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정의’와는 그 괴리가 너무나 컸다. 조국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적 도덕성 ‘아우라’로 떠받혀져 온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가족들과 공동으로 기득권층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특권을 누리고 그 과정에서 수단을 가리지 않은 탈법과 위법한 행적이 검찰의 수사로 위선의 껍질이 하나둘 벗겨지고 있다. 문재인 좌파정권이 그토록 주창해온 사회적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가 모두 허구였음이 조장관 일가의 게이트로 드러났다. 조 장관은 촛불의 대의(大義)보다 사욕을 앞세운 정의와 공정의 가면을 쓴 문재인 정권의 촛불 선봉장이었다. 문재인 정권의 정의와 공정, 평등은 좌파 그들 끼리 만의 소유였을 뿐이다. 법조인들이 조국씨가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날을 법치일(9일)로 규정한 이 상황에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한 문 대통령에게 작금의 상황이 ‘나라다운 나라 꼴’인지를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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