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봉 전국미아가족찾기 대표, 공소시효 탓 처벌 불가에 분통
민갑룡 경찰청장 20일 현장 방문…황산 테러 등 미제사건도 주목

지난해 개구리 소년 27주기 추모식에서 나봉주 전미찾모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경북일보 DB
“희망을 보면서도 한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숨길 수가 없다”

19일 수화기 넘어 들리는 나주봉 전국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의 목소리는 다소 격양돼 있었다.

이날 그는 국내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특정했다는 소식을 지켜봤다. 또 다른 국내 대표 장기 미제 사건인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 인사인 만큼 남다르게 다가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특정된 것처럼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도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의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 방문이 예정돼 있어 관심이 높아졌다.

민 청장의 이번 방문 계획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 청장은 나 회장과 개구리 소년 유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민 청장에게 재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장기 실종 사건 전담팀의 연속성 등 10가지를 요구했고 민 청장은 개구리소년 유골이 발견된 장소를 찾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청장이 20일 사건 현장을 직접 찾는 만큼 현장 방문 약속은 지켜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잡히고 민 청장이 사건에 관심을 보였지만 나 회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공소시효 문제로 처벌이 힘들고 개구리소년 사건 진범이 잡혀도 똑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 청장과 함께 사건 현장을 찾았을 때 공소시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나 회장은 지난 2005년 공소시효 폐지와 연장을 국회에 건의했으며 2006년 소급 입법을 제기했다. 하지만 적용할 사건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좌절됐다.

나주봉 회장은 “다른 실종 가족과 달리 개구리 소년 가족들은 심리치료 지원 등을 받지 못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소시효에 대해 확실히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4월 수사주체를 성서경찰서 전담팀에서 대구청 미제사건수사팀으로 변경,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

수사 기록을 원점에서 다시 살피고 있으며 첩보수집을 통해 새로운 수사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경호 대구청 미제사건팀장은 “다양한 첩보를 수집, 검토하는 등 사실상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결정적인 단서는 없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해결된 것 처럼 반드시 진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26일 성서초에 다니던 우철원 군 등 5명이 와룡산에서 실종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02년 9월 26일 세방골 중턱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여기에 지역에서는 1999년 5월 발생한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과 2001년 총포사 살인사건 등이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은 지난 2015년 7월 25년이던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일명 ‘태완이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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