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으로부터 청나라 마지막 황제 선통제까지 2132년 동안 중국엔 모두 211명의 황제가 있었다. 베이징커wl(北京科技)신문은 역대 황제 중에서 심리적 소양이 가장 떨어지는 황제로 명나라를 세운 명 태조 주원장을 뽑았다.

주원장에게는 두 개의 초상화가 전해진다. 하나는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를 띤 성군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심한 곰보에다 돼지코와 말상을 한 포악한 폭군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주원장은 생전에 여러 화가들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으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그렸기 때문이었다. 주원장의 속 마음을 간파한 진원이란 화가가 인자하고 후덕한 모습으로 그려줘 흡족해 했다. 두 개의 초상화는 그의 현실과 이상의 부조화,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상징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 집안 출신인 주원장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여러 곳을 전전하다 17세 때 승려가 됐다. 자기가 있던 절이 화재로 불타 원나라에 반기를 든 곽자홍의 홍건군에 들어갔다. 곽자홍이 죽은 뒤 홍건군의 우두머리가 된 주원장은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명나라를 세워 황제가 됐다. 중국 역사에 서민이 황제가 된 것은 한고조 유방에 이어 주원장이 두 번째였다.

농민봉기로 황제에 오른 주원장은 황제로서 누리는 부귀영화를 다시 빼앗길 것만 같은 위기의식과 불안감, 두려움에 시달렸다. 주원장은 칼을 빼 들고 불안의 싹을 베어버리기로 작심했다. 우선 조정을 좌지우지하는 승상 호유용이 눈에 거슬렸다. 그를 반역죄로 처단하고 역모에 연루된 자를 색출, 3만여 명을 처형했다. 개국공신 남옥은 백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이 죄가 돼 처형됐다. 호유용과 남옥의 사건을 한데 묶어 ‘호람의 옥’이라 했다.

그렇게 많은 신하들을 죽이고도 불안은 여전했다. 자신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백성들이 두려웠다. ‘문자옥’을 일으켜 수많은 선비들을 죽였다. 주원장의 열등감과 피해망상증은 그의 영혼을 잠식, 극단적인 공포정치로 치닫게 했다. 주원장의 공포정치는 통치자의 이상심리가 뿌리였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치를 밀어붙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심리상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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