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오스트리아 빈의 ‘필름 페스티벌’은 매년 여름 약 6주 동안 개최하는 종합 문화예술 축제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도시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얼마나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축제 기간 중에는 총 200여 회의 대중음악 공연, 클래식 영화, 시각예술, 오페라, 연극, 뮤지컬 등 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특별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덕분에 문화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매년 약 18만 명의 방문객이 이 축제를 찾는다. 현재 벨기에의 큐레이터이자 쿤스텐 페스티벌(Kunsten Festival des Arts) 감독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프 슬라그무일데르(Christophe Slagmuylder)가 이 축제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두산백과 발췌)

빈의 ‘필름 페스티벌’은 1927년에 처음 시작되었으나 1951년이 되어서야 오늘날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1962년부터는 빈의 복합 문화단지 무제움콰르티에(Museumsquartier)와 안 데르 빈 극장(Theater an der Wien)이 축제의 주요 장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시청 광장 라트하우스플라츠(Rathausplatz), 쇤브룬궁전(Schloß Schönbrunn) 등에서도 다양한 음악 공연이 진행된다. 스위스 영화 감독 뤽 본디(Luc Bondy)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축제 예술 감독을 맡았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오스트리아 피아노 연주자 마르쿠스 힌터호이저(Markus Hinterhäuser)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2009년에는 28개의 서로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축제를 기획했다.

‘필름 페스티벌’이라는 이름 때문에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영화제가 아닐까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음악의 도시답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 관련 영상들이 상영된다. 물론 축제에서 상영되는 모든 공연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축제 기간 동안 가장 중심이 되는 시청 광장 라트하우스플라츠(Rathausplatz)에는 대형 스크린과 고급스런 음향장비들이 들어서고 5,200석의 좌석이 마련된다. 그 뒤로는 이 축제를 스폰하는 회사들의 로고와 소개가 적혀진 펜스로 공연장 분위기를 낸다. 아울러 주변 광장에는 26개의 푸드 트럭이 자리를 잡고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태국, 중국, 일본, 그리스 등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판매한다.

다른 음악 축제와 달리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세계 각국의 음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빈 ’필름 페스티벌’은 7월,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문을 열며, 공연은 7시 이후 해가 지면 시작된다. 매시간 다른 필름이 상영되고 장르도 다양하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람석에는 음식이나 음료를 들고 갈 수 없으며 푸드 부스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에서만 식사가 가능하다. 늘 음식 테이블 수가 적기에 음식 구매 보다 자리 쟁탈전이 심한 편이라 자연스럽게 합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자연스런 만남이 가능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나 여행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지난주에 필자가 피력한 바와 같이 다양하고 건강한 광장문화는 그 지역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되기도 하고 타 지역 혹은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기에 우리 대구·경북 지역에 문화예술 축제를 활성화하여 이와같이 자연스런 교류의 장을 열 수 있는 광장 문화가 정착되어진다면 큰 변혁의 시기를 잘 이겨내고 4차 산업을 선도해나가는 지역,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역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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