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업(醫業)이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의사가 되는 길은 엄격하고 고된 훈련의 과정이 요구되며 그리고 의료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예비의료인에게도 높은 수준의 윤리 도덕적 기준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은 허위논문(허위 저자등재), 조작된 표창, 조작된 경력 등을 이용하여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함으로써 예비의사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들이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이 지난 18일 온라인에 공개한 시국선언문의 앞부분이다. 이들 의사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퇴교 조치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첫째,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권리를 빼앗았다. 둘째, 대한민국의 의학계에 수치와 좌절과 국제적 망신을 안겼다. 셋째, 예비의료인이 준수해야 할 윤리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다. 등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이보다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와 변호사들의 시국선언이 있었다. 대학교수와 의사는 물론 변호사까지 시국선언으로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시국선언 서명운동에 참여한 의사가 23일까지 이미 5000명을 넘었다. 대학교수 3300여 명과 변호사 900여 명도 시국선언에 사인했다.

국가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큰 혼란에 처했을 때 지식인이나 종교인 등이 ‘시국선언’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명,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 시국선언은 고비마다 새로운 역사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1960년 4월 5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유명하다. 4·19의거 당시 무고한 학생들이 희생되자 대학교수 258명이 계엄령으로 집회가 금지된 상황에서 서울대에 모여 시국선언을 했다. 시국선언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있었고, 가깝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 전국에서 있었다.

최근 번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시국선언의 의미가 엄중하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고 있다. 장관 스스로 결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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