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과 국제 정세에 영향 미칠 트럼프 탄핵 정국
북미 협상과 국제 정세에 영향 미칠 트럼프 탄핵 정국
  • 연합
  • 승인 2019년 09월 25일 16시 5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26일 목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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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민주당이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에 들어가기로 해 미국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본격적인 법적 절차 이전 단계이긴 하지만 큰 틀의 탄핵 절차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때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보도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절차 개시에 “마녀사냥 쓰레기”라며 강력히 반발해 격전을 예고했다. 미국 대통령 탄핵은 하원 탄핵소추와 상원 심판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공화당이 과반을 점하는 상원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사실은 자국 내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국제 정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기에 국제사회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민주당의 이번 탄핵 추진은 ‘우크라이나 의혹’이 계기가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곧 따라붙은 도덕성 논란, 민주당과의 첨예한 정책 대립과 얽혀 있고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전초전이라는 측면에서도 향방이 크게 주목된다. 탄핵이 될지 여부는 차지하더라도 미국의 정치 불안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탄핵 절차 개시의 영향으로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출발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사는 트럼프 탄핵 정국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등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실무협상 등 대외 현안보다는 국내 문제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측과 재선을 위한 성과 확보 차원에서 대북 외교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혼재한다. ‘한국 패싱’ 비판에도 북미 대화 촉진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온 우리 정부에 큰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우려되는 상황은 미국의 탄핵 정국이 격화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문제 대응에 힘을 쓰느라 대외 현안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를 타는 중인 북미 협상이 동력을 잃게 되고 이는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작지 않은 타격이 된다. 더욱이 이달 하순 또는 내달 중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유력한 상황이고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시기적으로도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으로 민주당의 탄핵 카드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역전 상황을 얻게 돼 북미 협상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더 자신감을 갖고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미국 내 돌발 변수 출현으로 북미 협상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예단이 더 어려운 형국이 됐다. 우리 정부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대비하고 상황 관리에 더욱 주력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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