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한일 주요인사 발언, 관계개선 계기 되길
주목되는 한일 주요인사 발언, 관계개선 계기 되길
  • 연합
  • 승인 2019년 09월 29일 16시 1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30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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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지 3개월이 지났다. 두 나라는 서로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상대국을 제외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을 진행하는 등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최근 양측에서 유화적인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과 일본 니카이 토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발언이 그것이다.

이 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복구 가능성을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들을 철회하면 저희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전제를 달긴 했지만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등의 지소미아 복구 요구에 강경 입장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완화된 뉘앙스다. 일본의 태도 여하에 따라 안보협력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기도 하다.

이 총리는 또 다음 달 22일 예정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우리 정부 인사가 참석해야 한다고도 했다. 관계가 매우 악화한 이웃이긴 하지만 국가적 중요 행사에 정부 인사를 보내 축하하는 외교적 형식은 갖추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외국의 중요행사를 고리로 외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왕 즉위식은 관계개선의 계기로 삼을 만하다. 이 총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보이콧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검토에서 시작된 중대 현안이지만 이를 두고 올림픽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지는 않는 모양새다.

같은 날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인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은 원만한 외교를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우리는 더 어른이 돼 한국이 하고 싶은 말도 잘 듣고 대응할 정도의 도량이 없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도량을 앞세우는 등 우리로서는 듣기 거북스러운 대목도 있지만 발언 취지는 양국 간의 관계개선을 위해 일본도 노력해야 한다는 뜻임이 분명해 보인다. 한일 문제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자국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자민당 2인자로 꼽히는 고위인사의 이 같은 발언은 처음이다.

두 나라 간 주요 인사들의 발언만으로 향후 한일관계가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건 섣부른 일이다. 일본의 첫 보복조치 이후 갈등이 진행되면서 몇차례 개선 기회가 있었지만 두 나라는 강경 입장을 선택했고 그 결과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신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만나 회담했을 때에도 양국 간 이슈에 대해 큰 이견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최근 두 나라 간 몇차례 접촉과 발언 등을 보면 간극이 좁혀질 수 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된다. 한국과 일본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안보 협력이 절실한 이웃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자세를 갖는 게 양국이 ‘윈-윈’(WIN-WIN) 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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