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강한 비·바람…'위험 반원' 영·호남지역, 큰 피해 예상

태풍 예상 진로도. 기상청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세력을 무섭게 불리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태풍은 다음 달 2일 제주도 서쪽 바다를 지나 전남 목포 부근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29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미탁은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7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의 속도로 북서진 중이다.

현재 중심기압 980hPa(헥토파스칼), 순간 최대풍속 시속 104㎞의 소형급 태풍이며 강풍반경은 290㎞, 강도는 ‘중’이다.

태풍은 세력을 키워 30일(월요일) 오후에는 최대풍속 시속 140㎞, 강풍반경 340㎞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 될 때까지 몸집을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상을 계속하면서 태풍의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으나, 제주도 서쪽을 지나는 오는 10월 2일 오후까지도 중심기압 97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시속 126㎞, 강풍 반경 290㎞의 강한 소형 태풍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대구기상청은 내다봤다.

특히, 태풍 진로의 오른쪽인 ‘위험 반원’에 들어있는 영·호남 지역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미탁(MITAG)’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이다.

한편, 북상 중인 ‘미탁’을 포함하면 올 들어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한 태풍 18개 가운데 7개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게 된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숫자는 1950년과 1959년이 7개, 1914년과 1933년, 1976년이 각각 6개였다.

이에 따라 올해는 1959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태풍이 잦은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독 올해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자주 다가오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확장하는 한여름에는 중국을,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에는 일본을 향한다.

하지만 올 여름 동안 세력을 크게 확장하지 못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가을로 접어든 지금도 세력이 줄지 않고 있어 태풍의 길목에 한반도가 서 있게 된 것.

또 지구온난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아진 해수면 온도 역시 잦은 태풍을 유발하는 이유라는 게 대구기상청의 설명이다.

통상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온도는 가을에 가장 높아지는 만큼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더 큰 위력을 보인 경우가 많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상륙 지역은 전남 서해안 또는 남해안일 것으로 보이지만 속단할 수 없다”며 “중부지방도 태풍 영향을 받아 전국에 강풍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직 강도와 진로를 단정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풍이 월요일(30일) 대만 부근에 있을 때 위치와 방향 전환 시점이 현재 예상과 달라질 수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대륙 고기압 등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위치와 세기도 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제주도 인근에서 진로가 바뀔 수 있으니 최신 태풍 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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