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청 공무원 아내와 5년간 1억원 기부…대구 142번째 회원

대구 수성구청 자원순환과 소속 김영익 주무관이 지난 1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성구.

대구 최초로 공무원 아너 소사이어티가 탄생했다.

고위 공무원이나 부자가 아니라 두 자녀를 둔 40대 초반의 7급 공무원 김영익 씨다.

수성구청 자원순환과 주무관으로 근무 중인 김 씨는 지난 26일 청도군청 공무원인 아내와 매년 2000만 원씩, 5년 동안 1억 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을 가졌다. 대구에서는 142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김 씨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며 “8년 째 희귀병 투병 중인 어머니와 두 아이와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혈세로 받은 봉급이 덕분이다. 국민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 자전거로 왕복 13㎞를 출·퇴근할 정도로 검소한 김 씨는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공무원이다. 군 생활 중 아버지가 폐암으로 투병하다 숨졌진 데 이어 10개월 뒤 큰누나도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손녀를 갑자기 잃은 충격으로 할머니까지 치매 진단을 받는 등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도 했다.

마침 외환 위기(IMF)와 맞물려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를 악 물은 김 씨는 2005년 대구지방보훈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7년 전부터 수성구청으로 옮겨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평소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기부를 실천했고, 매달 두 차례씩 혈소판 헌혈도 했다.

2008년 8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김 씨는 공무원 은퇴 후에는 사회복지사로서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어 줄 예정이라고 한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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