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활동의 흥망성쇠를 우주자연의 원리로 풀어서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알고자 하는 학문 영역이 팔자명리학(八字命理學)이다. 하늘의 기상과 사회적인 특성을 대표하는 천간은 갑목(甲木), 을목(乙木), 병화(丙火), 정화(丁火), 무토(戊土), 기토(己土), 경금(庚金), 신금(辛金), 임수(壬水), 계수(癸水) 등의 열 개가 있다. 이러한 천간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혈액형과 같이 누구나 사주팔자에서 생일의 천간(天干)에 해당하는 일간(日干)에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천간이 합하는 궁합인 천간합(天干合)은 부부의 합과 같이 매우 친밀하고 다정하면서 끌림이 매우 강한 관계이다. 예를 들어 천간이 갑목(甲木)이라면 기토(己土)를 만나면 갑기합(甲己合)이라 한다. 갑목과 을목으로 대표되는 목(나무)은 나아가고 상승하는 기상으로 따뜻한 봄기운과 같다.

갑목(甲木)은 밝고 온화한 봄날의 기운으로 하늘에서는 번개와 천둥을 나타내고, 땅은 정이품송과 같은 큰 나무나 빌딩, 큰길 등을 상징한다. 기토(己土)는 낮고 축축한 습한 기운의 흙으로 인간이 개발하고 개척한 논이나 밭 및 과수원의 땅이다. 곧은 마음을 대표하는 갑목(甲木)과 중용을 대표하는 기토(己土)의 천간합이 있는 자는 그 분수를 지키며, 마음이 넓어 타인과 다투지 않는 마음이 있으며, 마음이 너그럽고 매사에 공명정대하며 품위와 절도가 있어 중정지합(中正之合)이라 한다.

을경합(乙庚合)의 인의지합(仁義之合)은 생명력과 현실감이 강한 을목(乙木)과 의리와 강건함의 상징인 경금(庚金)의 합을 말한다. 이 합은 과단성과 의리가 있으며 아첨하지 않고 진퇴가 분명하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흐르면 남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이 되거나 매사에 과단성과 용맹이 넘쳐 극단적이 행동으로 사고를 치는 때가 있을 수 있다.

병신합(丙辛合)의 위엄지합(威嚴之合)은 만물을 비추는 태양과 같은 병화(丙火)와 맑으면서 서늘한 기운인 신금(辛金)의 합으로 위엄이 있고 엄숙하며 모든 사람들을 제압하는 힘이 있다. 부정적으로는 냉정함과 잔혹함이 도사리고 있는 합이기도 하다.

정임합(丁壬合)의 인수지합(仁壽之合)은 화롯불과 같이 온난하고 따뜻한 열기의 불인 정화(丁火)와 강이나 호수를 상징하는 임수(壬水)의 합으로 음란의 감정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고, 사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면 다정다감하며 정신력이 뛰어나고 자부심이 강하면서도 인자한 성품을 보이기도 한다. 무계합(戊癸合)의 무정지합(無情之合)은 큰 산의 무토(戊土)와 이슬비나 옹달샘 같은 계수(癸수)의 합이다.

이렇게 서로의 사주팔자의 생일끼리 천간합이 이루어지면 부부의 관계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밀하고 이성이 마비될 만큼의 인연법이 된다. 금실 좋은 부부들의 모습이 천간합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극렬한 진영논리로 양분하고 있는 조국 장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과 조국의 궁합이 바로 을경합(乙庚合)의 궁합체이다. 을해(乙亥) 일주의 문 대통령과 경인(庚寅)일주의 조국 장관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관계와 같이 을목(乙木)사주의 문 대통령과 경금(庚金)사주의 조국 장관의 을경합(乙庚合)이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헌정사상 유례없는 ‘조국사태’의 장기화는 문 대통령의 편애적인 조국 사랑의 결과물이다. 이렇게 합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둘 사이의 관계는 매력적이고 돈독한 운명공동체의 관계이지만, 운세가 불리하면 같이 동반 추락하는 리스크를 각오해야 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11월에서 12월 초 사이가 이런 현상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조열차’가 언제 멈출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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