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사사로운 정과 법치
[삼촌설] 사사로운 정과 법치
  • 설정수 언론인
  • 승인 2019년 09월 30일 20시 1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01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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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태종 때 하남도 복지사 방상수는 악명 높은 탐관오리였다. 탈법, 위법, 반칙 등 그의 악행이 말썽을 빚자 당태종에게 용서를 구했다. 자신이 오랫 동안 황제를 보필해 온 신하임을 호소하고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그의 호소에 마음이 흔들린 태종은 그를 깊이 동정,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경이 다른 사람의 재물을 얻은 것은 단지 가난 때문일 것이다. 너에게 비단 100필을 내리니 다시 임지로 돌아가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마땅히 방상수에게 죄를 물어 파면한 후 형벌로 다스려야 함에도 오히려 하사품까지 내리면서 지사 자리를 지키게 한 것은 통치자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법을 왜곡한 것이다. 법치를 무시한 당태종의 탈선에 대해 위징이 준열한 간언을 올렸다.

“오래된 신하에 대한 사사로운 정 때문에 법을 왜곡한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직권을 이용해 불법으로 재물을 얻은 자를 용서하고 물품을 하사하며 또한 계속 관직에 있도록 허락한 것은 그가 이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길을 추구하며 악행을 고치고 선행을 하게 하는데 도움이 안 됩니다. 하물며 오래된 조정 신하들이 매우 많은데 이들 하나 하나가 폐하의 은혜를 믿고 사리사욕을 취하면 선한 자 마저 법을 어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위징의 간언을 흔쾌히 받아들인 당태종은 방상수를 다시 불렀다. “천자는 사해의 군주로서 한 곳에만 은택을 치우치게 내릴 수 없다. 만약 다시 너를 임용한다면 다른 사람이 불만을 가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한 신하들도 법치를 능멸하고 국정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태종은 방상수에게 베푼 사정(私情)을 거두고 엄중히 죄를 다스렸다. 방상수는 결국 해임되고 추징까지 당했다.

법을 집행하면서 사정에 따르고 공도(公道)를 팽개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진다. 군주가 앞장서서 법을 지키라고 간언한 위징의 용기는 칭송 감이지만 신하의 간언을 지체 없이 받아들인 당태종의 소통력도 칭송 감이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래 최다의 위법, 탈법 의혹이 드러난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용한 문재인 대통령은 당태종의 치도(治道)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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