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1842년 창단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Vienna Philharmonic Orchestra)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통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이다. 베를린 필과 뉴욕 필이 상임지휘자나 총감독 중심으로 운영이 되는 반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상임지휘자 없이 수석 지휘자 혹은 객원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려면 우선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단원 활동을 3년 이상해야 하고, 그 뒤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해야 자격이 부여된다. 이와같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이 오케스트라는 여성 단원을 뽑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러 여성단체의 반발로 현재는 객원 자격으로 여성이 참여하기도 한다.

빈 음악협회(Wiener Musikverein)는 1814년 오스트리아 빈의 음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음악인들과 음악애호가들 중심으로 모인 이 단체는 설립 이후 많은 공연들을 후원하였으며 1819년에는 빈 음악대학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1831년에 빈 음악협회 건물을 최초로 건축하였고 이후 1863년에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증여받은 토지 위에 테오필 한센이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축을 시작하여 1870년 1월 6일 현재의 빈 필하모닉 전용 홀 이 완공되었다.

빈 음악협회는 다른 나라의 음악협회와는 그 역사와 성격이 매우 다르다. 공연을 후원하는 일에서 시작한 이 협회는 현재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의 전용 홀을 갖고 있다. 음악 협회가 앞서 빛나는 것이 아니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그 단원들 즉 음악인들이 빛을 발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일반적으로 어느 협회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면 언제 누가 설립을 하고 역대 협회장들에 대한 연역들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빈 음악협회의 자료를 확인하면 건물에 관한 연역과 함께 마지막에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누구나 알 것 같은 역대 지휘자들 안톤 루빈슈타인, 요하네스 브람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같은 음악인들이 자랑스럽게 나온다.

빈 음악협회는 200여 년 전 빈 음악 활동의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현재까지 실천하고 있으며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그 역사를 입증하듯 매년 전 세계를 돌며 순회연주를 여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하였다. 올해는 중국에서 전세기를 띄워 그들을 초청할 계획에 있으며 11월에는 대한민국에서도 그들을 만날 기회가 마련되었다. 역사를 만든다는 것은 선대의 선한 의도를 꾸준히 이어가는 후대의 노력이 필요함을 그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아울러 지역 음악 발전에 앞장 선 음악협회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는 음악인들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다운 음악 도시 오스트리아 빈을 통해 우리 지역의 미래를 비춰보게 된다.

한국음악협회는 1932년 현제명을 필두로 만든 ‘조선음악가협회’, 광복 이후 1949년 ‘대한음악가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였다가 1961년 현재의 ‘한국음악협회’가 설립되었다. 한국음악협회는 ‘민족음악의 향상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적인 음악문화 교류를 통한 음악가의 지위 향상과 권익 신장을 목적으로 하며, 음악계 자체의 발전을 위한 사업으로 창작, 연주, 음악교육, 국제교류, 음악평론 및 국민 정서 순화, 음악 출판, 국악의 창작 및 연주, 방송음악에 관한 일’ 등을 추진한다. 어찌 보면 빈 음악협회보다 더욱 많은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음악협회를 보면서 100년 200년 뒤 우리 대구·경북지역 음악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에 집중하여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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