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회전식 불교 경전···8년 만에 국보 건축물 탄생
문화재청 "건립 시기 등 일체성 있고 예술적 가치 뛰어나"

윤장대를 보관하는 예천군 용문사의 대장전.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예천군은 정작 국보 문화재가 없어 군민은 국보보유에 바람이 많았다.

마침내 1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예천군의 보물 제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醴泉 龍門寺 大藏殿)과 보물 제684호 윤장대(輪藏臺)’를 통합해 한 건의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승격 예고했다.

문화재 위원회 (건축·동산분과)는 용문사 대장전(건축물)과 윤장대(동산)의 건립 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두 보물이 각각이 아닌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이고,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한 건의 통합한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예천 용문사는 신라 경문 왕대 두운선사(杜雲禪師)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초암을 짓고 정진한 데서부터 시작해 후삼국 쟁탈기에 왕건과 관계를 맺으며 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 국난(김보당의 난) 극복을 위해 조응대선사(祖膺大禪師)가 발원하고 조성한 것이다.

고대 건축물로는 매우 드물게 발원자와 건립 시기, 건립목적이 분명하게(重修龍門寺記/1185년) 드러나 있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초창이래 여러 차례 수리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최근 동(오른쪽) 윤장대에서 확인된 천계오년(天啓 午年, 1625) 묵서 명과 건축의 양식으로 미뤄볼 때 17세기에 수리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전안에 놓여있는 두개의 윤장대는불경서적이 들어있는 윤장대를 1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다는 공덕 신앙이 전해져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경장건축(경전(經典)을 보관하는 건축물)이라는 데서 독특한 가치가 있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經藏)으로 전륜장, 전륜경장, 전륜 대장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 신앙이 더해져 불경을 가까이할 시간이 없는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윤장대는 고려 초 중국 송대(宋代)의 전륜장 형식을 받아들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동 영국사와 금강산 장안사 등에도 윤장대 설치 흔적과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는 예천 용문사 윤장대만이 유일하게 같은 자리에서 846년 동안 그 형태와 기능을 이어오며 불교 경장 신앙을 대변하고 있다.

대장전 내부 양쪽 옆면 칸에 좌우 대칭적으로 1좌씩 설치돼 있다.

8각형의 불전 형태로 제작돼 중앙의 목재 기둥이 회전축 역할을 하여 돌릴 수 있다. 8각 면의 창호 안쪽에 경전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특히, 윤장대 동쪽은 교살창, 서쪽은 꽃살창으로 간결함과 화려함을 서로 대비시킨 점, 음양오행과 천원지방의 동양적 사상을 의도적으로 내재시켜 조형화(① 회전축에 원기둥과 각기둥 사용, ② 머름청판 풍혈을 양각과 음각으로 조각, ③ 凹·凸과 음·양 수로 구성된 회전축 밑단의 초석 부재 등) 시켰다는 점에서 뛰어난 독창성과 예술성이 인정된다.

또한, 그 세부 수법 등에서 건축·조각·공예·회화 등 당시의 기술과 예술적 역량이 결집 한 종합예술품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총 24건의 국보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예천 용문사의 대장전이 국보가 되면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이후 8년 만에 다시 국보 건축물이 탄생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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