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금령총 '말모양 토기'
[삼촌설] 금령총 '말모양 토기'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19년 10월 01일 21시 0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02일 수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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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이 신성시했다. 말은 주역 팔괘 중에서 건괘(乾卦)를 상징하는 동물로 하늘에 해당한다. 특히 흰 말은 더욱 신성시 했다. 날개 달린 천마는 상제(上帝)가 타고 하늘을 달린다. 신라의 신화와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는 천마는 하늘과 교통하는 영물이다.

말은 제왕 출현의 징표이기도 하다. 삼국유사 신라 시조 혁거세 신화에 말이 등장한다. 혁거세는 말이 전해 준 알에서 났다. 흰 말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자주색 알 하나를 전해주고는 길게 소리쳐 울고 하늘로 올라갔다. 1973년 천마총에서는 흰 갈기를 휘날리며 하늘을 날아가는 천마도가 출토됐다. 자작나무 껍질의 말다래에 그려진 천마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 신화에서 말이 통치자의 등장을 알리는 것처럼 천마신앙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말과 관련한 많은 유물들이 전하지만 1969년 감숙성 무위의 한나라 무덤에서 나온 ‘마답비연(馬踏飛燕)’이 유명하다. 날아가는 제비를 밟고 하늘을 날아가는 말의 형상이다. 천마총 천마처럼 꼬리를 치켜들고 힘차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다.

1924년 일제 강점기 때 발굴 됐던 금령총의 재발굴에서 사실적인 말의 형상이 출토됐다. 1차 발굴 이후 94년 만인 지난 4월부터 국립경주박물관이 벌이고 있는 2차 발굴에서 높이가 56㎝나 되는 말의 머리와 앞다리 부분이 있는 말 모양 토기가 나온 것이다. 금령총 1차 발굴에서 나온 국보 제 91호 기마인물형 토기 세트와 제작 기법이 거의 같다. 말 모양 토기는 말이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고 있는 모양이다. 말의 얼굴과 턱, 목, 발굽 등의 비율이 실제 말의 비율에 가깝게 만들어 졌다.

금령총은 신라 무덤에서 처음으로 금관이 나온 금관총에 이어 두 번째 금관이 출토된 무덤이다. 금관 장식에 금방울이 달려 있다고 해서 ‘금령총(金鈴塚)’이라 이름 붙여진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다만 첫 발굴에서 나온 기마인물형 토기를 근거로 무덤의 주인을 추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두 개의 기마 인물 중 하나는 의관을 갖춘 주인이고, 하나는 안내하는 시종의 모습으로 요절한 왕자를 다음 세상으로 인도하는 모습이라 해석하고 있다. 금령총 말 모양 토기 출토로 학계에 ‘말(馬)로써 말(言)’이 많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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