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4만2450원 사과 10㎏ 2만8600원으로 절반 가량 폭락
과수농 "최근 몇년 가장 힘들어…낙과피해 보상 받는게 낳을 것"

안동시 서후면의 한 사과 농가.
본격적인 수확기인 10월로 접어들면서 사과와 배 등 과수농가가 울상이다. 예년에 비해 과일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과수농가를 운영하는 일부 농민들은 “차라리 자연재해로 낙과 피해를 입어 보상을 받는 편이 더 낫다”는 반응이다.

1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사과(홍로) 품목 가격을 보면 상품 등급 기준 10kg의 평균 가격은 2만8600원으로 나타났다. 추석 전 4만2450원에 비하면 절반가량이 떨어졌고 지난해 평년 가격인 3만6388원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치다.

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일 기준 15kg 상품등급 가격은 3만3200원으로 추석 전 5만8천 원의 절반가량 수준이며 평년 4만463원에 비해서도 1만 원 가량이 떨어졌다.

평년에 비해 이른 추석과 수확 시기 태풍과 비 등으로 당도가 떨어져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사과의 경우 올해 풍작을 기록하면서 추석 전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인 데다 평년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전국 사과 출하 60%가량을 차지하는 경북북부지역의 농가는 절망적인 분위기다.

지난 2017년 우박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으며 올해까지 수확량도 많지 않은데 다른 지역의 풍작으로 인해 사과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동농산물도매시장
안동농산물도매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0kg 기준 사과(홍로) 한 상자의 가격은 9월 초 2만8500원 수준이었지만 추석이 지난 뒤 한 상자의 가격은 1만3180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이맘때 가격은 3만6720원이었다.

안동시 서후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A 씨는 “귀농 후 사과 농사만 10년간 지어 오면서 최근 몇 년이 가장 힘든 시기라며 한 해 농사를 지어도 비료 값도 나오지 않는다”며 “다른 농사를 지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안동 농산물도매관리사무소 이경우 팀장은 “잦은 비와 태풍으로 사과 당도가 떨어져 예년에 비해 맛이 없어지고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올해 사과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출하되는 부사의 출하를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포도와 복숭아 등의 과실류는 비교적 평년가격을 유지했지만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10kg의 가격이 꾸준히 증가해 1일 기준 2만600원으로 한 달 전 1만500원과 평년 1만289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해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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