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평생교육원 주최 특강

권석하 칼럼니스트가 1일 2·28 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초청특강에서 ‘영국·영국인·영국사회’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한국 정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이 답답하다. 한국 정치를 바꿔나간다면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권한 대신 책임질 일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영국에 거주하는 권석하 칼럼니스트가 1일 2·28 평생교육원의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한국 정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국내 언론·잡지사에 영국 관련 칼럼이나 기고 등을 실어 활동하면서 접한 정치에 대해 답답함이라고도 했다.

그는 영국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한국 정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 칼럼니스는 먼저 영국인을 ‘쪼잔하다’고 했다. 그는 “영국 수상실에서 3년 동안 파견근무를 한 공직자의 송별회를 했는데, 각자 자신이 마신 값을 치르고 퇴직자에게는 맥주 2잔과 작은 선물이 다였다”며 “영국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쪼잔해서 사회가 맑고, 눈먼 돈이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한 장관이 기업체 공장을 시찰하다 해당 업체에서 호텔비와 식사를 대접받았고, 이 때문에 장관직에서 사퇴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권 칼럼니스트는 영국인의 속살이 궁금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당에 20년간 몸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역당에서 현역 장관까지 함께하는 후원 행사에서 모인 금액이 고작 400파운드(약 60만 원)라는 일화도 말했다.

후원행사는 현역 의원의 의정활동 보고서를 당원들이 직접 사고, 이를 지역 주민에게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다. 권 칼럼니스트는 “돈은 작지만, 자발적으로 모여 의정활동을 돕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다”며 “예를 들어 대구시의회 의정활동 보고서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직접 사 알리는 모습인데, 한국에서는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권 칼럼니스트는 ‘공무원으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하면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말이 영국에서 가장 먼저 나올 정도라고 언급했다. 영국 국회의원 수가 650명이다 보니 국회의원을 만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만남의 시간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권 칼럼니스트는 야당이 평소 정부와 똑같은 형태의 내각을 가지고, 정부로부터 집권당 장관과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받아 국정을 운영하는 점, 보좌관이 없는 초선 의원이 다선 국회의원을 따라다니며 보좌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배우는 것을 영국 정치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영국은 325명 여당 국회의원이 국장직의 업무까지 수행할 정도고, 야당 또한 같은 내각을 구성해 국가를 이끌어 간다”며 “10∼20년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장관직을 맡아도 공무원에게 휘둘리지 않고 업무를 해나갈 수 있어 소위 말하는 행정 낭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00명의 한국 국회의원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각종 비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급수를 낮춰 책임질 일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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