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집중호우에 영덕·고령 주민 80명 긴급 대피

제18호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일 울진군 울진읍내 일부 도로가 침수돼 있다. 독자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2일 경북 성주에서 70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성주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1분께 대가면 대금로에 사는 A(77)씨가 집 앞의 막힌 수로를 뚫다가 물살에 휩쓸려 수로에 끼이면서 변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A씨를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펼쳤지만 결국 숨져 현재 성주읍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한편 태풍 ‘미탁’ 북상으로 대구와 경북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영덕과 고령 일부 지역에서 주민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주민 42명이 집중호우를 피해 인근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교회 등에 대피해 있다.

영덕군은 오후 9시 넘어 강구면 강구시장 일원에 침수가 우려된다며 추가로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오후 9시 25분에는 병곡면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고령군 덕곡면 후암2리 주민 38명도 주택 침수 등을 우려해 마을회관 등에 대피한 상태다. 성산면, 우곡면 등 소하천 부근 주민들에게 추가로 대피령을 내렸다.

고령군에는 오후 8시 30분 현재 224.5㎜, 영덕은 168㎜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18호 태풍 ‘미탁’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2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로 일부가 빗물에 잠겨 차들이 안전등을 켜고 서행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많은 비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께 포항시 남구 송도동 한 변압기에 벼락이 떨어져 주변 지역이 1시간 동안 정전됐다가 복구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포항시내 저지대 도로 곳곳이 침수했다.

환호동 해맞이공원 입구와 죽도동 죽도시장, 장성동 장성시장, 연일읍 영일고, 동촌동 포항제철소 정문 일대가 한때 침수됐다.

장성동 일부 상가는 업주가 물을 퍼내거나 모래주머니를 쌓아 대비하고 있다.

김천 대곡동에서는 집중 호우에 차량에 갇혀 있던 주민 1명이 구조되는 등 인명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대구에서는 중구 동성로 건물 3층에서 유리가 파손돼 길에 떨어졌으며, 달성군 구지면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 수성구 일대는 낮 시간 낙뢰로 신호등 19곳이 먹통이 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교통 통제와 여객선, 항공편 결항도 잇따랐다.

대구 신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신천 동로가 오후 9시 40분을 기해 교통이 통제됐다.
 

제18호 태풍 ‘미탁’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2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로에서 공무원들이 맨홀입구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포항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이날 하루 결항했고 대구공항과 제주, 인천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도 대부분 결항했다.

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 항·포구에는 선박 3000여 척이 대피해 있다.

낙동강 수위도 점점 높아져 경북 김천교 지점 수위가 9시 40분 현재 2.37m를 기록하면서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같은 하천이라도 지역과 장소에 따라 피해가 다를 수 있다”며 “낙동강 인근 김천 주민들은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각 기초단체는 상당수 직원이 태풍에 대비해 야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다가오면서 호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외출은 최대한 자제하고 저지대 침수 등에 대비해 달라”고 말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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