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규모 집회, 정치권은 민심에 귀 기울이고 있나
연이은 대규모 집회, 정치권은 민심에 귀 기울이고 있나
  • 연합
  • 승인 2019년 10월 06일 18시 4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07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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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주에 이어 열렸다. 참석자들은 서초역을 중심으로 반포대로 8개 차선, 서초대로 10개 차선을 가득 메웠다. 이틀 전인 지난 3일에는 광화문에서 정반대 성격의 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조국 파면’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3일과 5일 집회 모두 주최 측은 몇백만 인파가 모였다고 주장한다.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지만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은 분명하다.

광장에 시민들이 몰려나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강력한 민심의 발로다. 작금의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어 직접 거리 시위에 참여한 것이다. 조 장관을 둘러싸고 정쟁에 빠져 있는 정치권이나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은 민심의 외침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물론 집회 참석자들의 주장은 엇갈린다. 정치권이나 검찰이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는 민심을 제대로 헤아릴 수 없다. 오히려 듣기 싫은 소리를 골라 들어야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 특히 검찰은 자신들을 향한 개혁 목소리가 왜 높은지, 개혁 방안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연이은 대규모 시위를 두고 대의정치의 실종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 대의제인데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국민이 직접 광장으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대의민주주의 포기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정치가 제 기능을 해서 국민 목소리가 잘 수렴된다면 생업에 바쁜 시민들이 광장에 직접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집회 참여 규모를 두고 정치권이 진영 간 경쟁을 부추기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세 과시의 유혹을 떨쳐 내고 어떻게 하면 국민이 편안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민심을 얻는 길임을 알기 바란다.

시민이 거리로 나서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견해를 직접 권력기관에 전달하려는 것일 수 있고, 자기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이나 기관에 힘을 보태려는 행동일 수도 있다. 정당으로서는 시위대의 주장이 자기네와 일치할 경우 이를 응원의 함성으로 여길 법도 하다. 대규모 집회로 많은 경찰이 동원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 갈등 사안을 풀어내지 못하는 정치권의 무능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시위가 정치적 공방에 함몰된 정치권의 힘 과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조국 블랙홀에서 벗어나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국제관계도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그래서는 국민만 더 힘들어질 뿐이다. 여야는 하루빨리 정국을 정상화해 국민의 아픈 곳을 살펴야 한다. 아울러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2차 소환한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결과를 내놓고 국민과 사법부의 평가를 받기 바란다. 검찰은 스스로 제시한 개혁 방안도 여러 목소리를 들어 보완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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